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見聞錄

지리산 야생화

by 발비(發飛) 2005. 7. 31.
 
-산수국-
 
 
 
이럴 수가...
한 나무에서 각각 다른 꽃이 피어있다.
파랗고 작은 꽃잎이 다섯개인 꽃
하얗게 큰 꽃잎이 세개인 꽃
이 나무는 헷갈리지도 않나봅니다.
선명하게 다른 꽃의 모습으로, 개성이 다른 두 가지의 꽃을 한 가지에서 잘도 피어냅니다.
 그 위에 또 하나의 생명. 벌!!
-길 잘 못 든 뱀사골길에서-
 
-동자꽃-
 
 
 
꽃잎이 좀 아픈 듯 했다.
지리산의 야생화들은 피는 모양도 지는 모양도 대개 이쁜데,
이 꽃은 뭔가 좀 불안한 갱년기를 보내고 있는 듯 싶었다.
잘 시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으로 치면 40대 후반정도인데, 호되게 갱년기를 앓고 있는 듯
그래서 평범해 보이지 않는 그런 꽃
아파보이는데, 그래도 꽃인 자신을 잃지 않고 꽃잎을 끝까지 붙들고 있는 너!
아름답다고 말 할 밖에

 
-동자꽃-
 
 
 
위의 꽃이 갱년기라면, 이 꽃은 사춘기다.
자신은 뭔가 활짝 필 때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지만,
보는 이는 피지 않은 그 자체로도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한 사춘기꽃이다.
아직은 촉촉한, 만개하지 않아 그 다음의 모양이 궁금하기도 하다.
하지만 조심해라.
막 피려할 때 서두르면 早老가 온단다.
천천히 천천히 너를 피워라. 그래서 오래도록 아름답게 피어라.
색을 표현할 수 없다. 따라 할 수 없다.
이건 모네가 와야 한다.
모네가 오면 그가 이 꽃을 그려주면, 가까이에서 보지 말고, 100미터쯤 떨어져보면
똑같이 살아 피고 있는 저 꽃을 그릴듯 하다.

 -며느리밥풀-
 
 
 
합작이다.
꽃이 이쁘다기 보다는 나무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햇빛이 가이 죽음이다.
그리고 마치 손으로 쓰다듬듯이 꽃에만 비춘다.
아직은 덜 핀 꽃에게만 8월의 퇴약볕을 보태어준다.
보랏빛이 더욱 선명해지겠지.
합작품이다. 나눠가져야 한다.
 
-중나리-


 

지난 대야산에서도 찍어온 그 꽃이다.

좀만 부지런하다면, 이름을 알 수도 있을텐데.

방금 이 꽃을 보며서 생각했다.

야생화카페같은데 가입해야 겠다. 나의 스폰서로 삼아서 내가 찍어오는 사진들의

이름을 찾아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괜찮은 생각같은데, 고민해 보아야 겠다.

이 꽃이 나에게 학습동기를 부여해 주는군!

그런 의미에서 너를 잊지 않으마.

 

-쥐손이풀-

 


 내가 좋아하는 색깔 중의 하나다.
난 거의 모든 색을 인정한다, 좋아한다기 보다 인정한다.
사람처럼 색도 각각의 쓰임이 있으니깐...
난 초록을 좋아하지만, 옷을 살때는 검은색같은 좀 칙칙한 색을 산다
좋아한다고 나와 밀착될 수는 없다.
연보라, 이 색도 내가 좋아하는 색인데 난 이 색의 물건을 거의 가지고 있지 않다.
물건으로서의 이 색보다는 꽃으로 피었을 때 좋아하는 색이다.
붓꽃, 제비꽃처럼...
 
-터리풀-
 

 정말 사진발 잘 받는 꽃이다.
개인적으로 이 꽃의 이름이 가장 궁금하다.
솔직히 실제의 꽃모양은 이렇게까지 이쁘지는 않다.
나무 줄기도 그렇고 이 꽃이 피는 위치도 그렇고 신비와는 거리가 좀 먼데,,
카메라만 갖다대면 환상적인 분위기가 된다.
사진발 잘 받는 꽃...
그것도 하나의 장점이지.
내가 찍어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꽃!
그런 의미에서 1번꽃은 사진발 가장 안 받는 꽃이다. 미안하네 ~
 
-원추리-
 

 여기 있는 꽃 중에 가장 큰 꽃이다.
백합의 크기만큼은 아니지만, 야생화가 이렇게 큰 꽃은 거의 보지 못했다.
함박꽃(산목련)정도의 크기이다.
나무도 아닌데 풀에서 이런 크기의 꽃이 피다니...
지리산에서는 이 꽃이 무지 많았고,
사진을 찍으면 크기때문에 간간이 노란색이 사진에 묻어있다.
 
-어수리-
 
 
하얀 꽃에 앉은 말벌.
안 어울린다.
그런데 꽃에 벌이 앉아있으면 사진기를 대고 싶다.
그들에게는 특별한 일이 아닌데, 아직도 꽃에 앉은 벌을 보면 신기하다.
꿀을 생산하지 않는 나비가 앉는 것은 신기하지 않은데,
벌이 꽃에 앉아있는 것을 보면 부지런히 일하고 있는 것이겠거니, 하면서 사람같다싶어.
열광하게 된다.
 

 간월령 샘터에서 찍은 것이다.
아마 습기가 많은 곳을 좋아하나보다.
다른 곳에서는 보지 못했는데, 딱 샘물 옆에서 한 번 본 꽃이다.
물을 좋아하는데, 잎도 꽃도 크지 않았다.
손톱보다 작은 꽃이었다.
 
-취나물-
 
 
개인적으로 가장 이쁘다고 생각하는 꽃이다.
들국화를 좋아하는데, 닮았다.
꽃잎이 가지런하지 않다.
크기도 다르다. 그런데 너무 하얗고 이쁘다.
여리고도 강해보인다.
향도 없을 것 같다. 그저 꽃으로 피어있을 뿐인 듯 싶다.
하얗고 이쁘다.
간간히 흩어져 있던 모습이 지금도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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