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아래로
끈을 넣으면
통과한단다.
붙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떠 있는 것이란다.
그 틈에서 생명이
자라는 것이
더 신기했다.
공간...
남아있어야 들어간다.
살아간다.
뭐든지 쌓는다.
기왓장으로 탑을 쌓아두었다.
쌓았는데, 쌓여있는데.
기와의 얇은 곡선을 따라
생기는 동그란 틈들이
앙증맞게 귀여웠다.
저 귀여운 탑을 보고
소원을 들어주실거다.
애교작전에 넘어가서...
난 나란한 것들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항상 최대한 나란하게 보이는
곳에서 사진을 찍는다.
한 켜 한 켜
쌓고
엮어나가는 손길이 느껴진다
예쁜 문이다.
사람이 사는 집에도
저런 문을 달고 있었으면,
나 사람인데,
철 현관문 말고
저 문 한 번 달고
살아봤으면, 욕심이 났다
하느님이든
부처님이든
그 분들이 나를 본다면
저 모습이 아닐까?
아무튼 타고 오르는 저 풀처럼
나도 저렇게 맹렬하게
누군가에게 올라타고
살아가고 있겠지 싶다.
어느 든든한 담에 기대고
올라가고 있을 것이다.
그 담이 뭔지 모르고
난 담이 없다고
지지하고 올라갈 데가 없다고
꽥 꽥 거리지만,
난 저 풀을 보면서
높은 곳에 계시는 신은
결국 나의 저런 모습을
보고 계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대고 올라가면서
"뭘 잡아야 돼?"
하고 끊임없이 소리지르는
나를 보았다.
누군가를
무엇인가를
지금도 잡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내가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내가 잡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내려오는 길이다.
부석사에서 내려오는 길은 아름답다.
지난 가을
이 곳을 내려갈 때는 빨간 사과가 있었다.
지금은 온통 푸르기만 했고,
하얀 봉지 안에 사과들은 숨어있었다.
자전거 한 번 타주면 미니시리즈 되는 건데....
아름다운 길을 내려가면서
내가 숨쉬고 있어서 좋았다.
아름다운 곳을 다시 보았으면 좋겠다.
아름다웠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
그랬다.
참 아름다운 길이었다.
이 길을 내려왔다
휴가 제 5 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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