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見聞錄

오늘의 표지

by 발비(發飛) 2005. 6. 14.
머문자리님께 오늘도 사진을 슬쩍 해서 왔습니다.
머문자리님이 그렇게 말씀하셨더군요,
 

"이 낡은 문처럼 오랜 세월을 묵묵히 한곳을 지킨 성실한 존재로 세상을 살고 싶습니다."

 

머문자리님의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래 문이구나... 그랬습니다.

전 누구든 지키는 사람이 좋습니다.

지키지 못하는 사람, 내가 그런 사람이라는 전제를 두고, 그렇지만 나의 이야기는 피하고,

아니 접어두고 그냥 바라는 이야기만 한다면,

 

전 지키는 사람이 제일 좋습니다.

무엇이든 잘 지키는 사람,

지킬 수 없는 사람들은 지켜줘야 하는 사람들을 아프게 하지요.

지키지 못할 사람들은 몫을 만들지 말아야만 합니다.

지키지 못하면서도 자신의 몫을 받아와서 허우적거리는 것은 너무 싫습니다.

지키는 것

난 머문자리님이 멕시코에서 찍어오셨다는 저 낡은 대문을 보면서

그렇구나 대문이었구나.

대문이구나

그랬습니다.

제가 구하고자 하는 것 중의 하나가 저 대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무엇인지 모르지만, 뭔가 분명한 형체가 떠오르지 않았던

나의 표지같은 것이 아마 저 대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대문

내가 나의 대문이 되고

대문을 달아두기로

그래서 나를 지키고 내가 가진 것들을 지키고

가끔은 저 자물쇠를 열어 들고 날고...

잃어버리지는 않는 난 그런 것이 하고 싶습니다,

꼭꼭 걸어잠그고 나오지 않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대문을 만나는 순간

난 그 안에 내가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문이었구나 하는....

내가 보고 싶어하는 오늘의 표지는 대문인 듯

 

무엇이 부족한 듯

주절거리고 싶은 날,

이것 저것 주절거리면서 찾고 있던 것

대문이 필요한 것이었습니다,

때로는 허리 굽혀 저 문을 나서기도 하고

때로는 저 문을 잠궈두기도 하고

때로는 손님을 청해 큰 문을 활짝 열어두기도 하고

나의 걸림돌을 만든 것

나의 걸림돌, 브레이크로 대문을 만들어 두는 것

 

대문을 만나서 좋네요

우린 모르는 사람에게서 배웁니다.

머문자리님을 모르지만, 그 분의 사진에서 오늘 만난것이 있습니다.

대문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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