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見聞錄

저공비행

by 발비(發飛) 2005. 6. 10.
 
 
 
 
석모도 저녁 석양에 황금 노을이 한창이다.
파도가 일렁일때마다 얇은 비단이 바스락거리며 반짝거린다.
금빛 바다가 파도결대로 출렁인다.
 
황금빛 석모도에 갈매기 한 마리가 낮게 날고 있다
빙빙 돌면서 한 자리를 맴돈다
가느다란 두 발을 뒤로 편 채, 앉을락 말락
낮게 천천히 돌고 있다.
 
석모도 갯벌위로 황금빛 파도가 넌출대는데.
갈매기는 아직 갯벌을 찾아 저공비행중이다.
파도에 닿을 듯 날아도 발을 디딜 곳없는 석모도의 바다 위를 저공비행 중이다.
 
이미 들어차 버린 물이 넘칠거리는데, 갈매기는 발 붙일 때가 없다.
때로는 뚜벅뚜벅 걷고 싶은 갈매기다.
 
 
갈매기의 일기
 
널 찾지 못했다
너의 마지막 자리를 떠나지 못했지만,
그것으로 너를 찾을 수는 없었다.
 
떠난 자리일 뿐 너는 그 곳에 없었다.
너가 없는 자리를 너를 찾는 듯이 빙빙 돌기만 한 난,
난 파도위에라도 앉고 싶었다.
 
너가 없는 자리라도
너의 자리라고 파도위에라도 앉고 싶었다.
너와 함께 출렁이고 싶었다.
 
그렇게 다르다.
 
 
 
 
 

'見聞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파트마당에 있는 예쁜 것  (0) 2005.06.14
노추산의 다른 삶들.  (0) 2005.06.10
노추산에서 만난 선생님  (0) 2005.06.09
이런 만남  (0) 2005.06.09
노추산 계곡의 그림자 이야기  (0) 2005.06.08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