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1그램]이 개봉하기 전에 시사회에서 보았었다.
그때의 글을 보니 180개의 퍼즐맞추기라고 내가 표현해두었다.
퍼즐맞추기의 특성상 한번 맞춰본 퍼즐을 다음번에 맞추기가 쉽다.
오늘 퍼즐은 한번 맞추어 본것이라 퍼즐맞추기에 집중하지 않고,
무슨 그림인가 열심히 보았다.
이 그림에 나오는 사람들은 마치 로뎅의 [지옥의 문]에서 조각된 사람들과 같은 느낌이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가지게 된 가질 수 밖에 없는 영혼.
이성과 감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영혼,
무게로 보면 우리의 육신에 비할 바도 아닌 겨우 21그램이지만,
그 영혼의 무게로 우리의 삶은 지금 생이면서 지옥과 천당을 동시에 경험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누구라서 죽어서 가는 곳이 천당이고 지옥이라 하겠는가..
난 이 곳 내가 지금 숨 쉬고 있는 곳이 천당에서 지옥을 넘나드는
때로는 하루에 한번, 때로는 하루에 몇 번도 오가면서 살아가게 된다.
바로 21그램의 영혼때문에...
첫번째 남자 수학자이면서 심장병때문에 시한부 1개월의 삶을 남겨두고 있다. 1개월이라는
시간때문에 부인과의 공허함을 그냥 묻어두려한다.그리고 죽을지 살지 모르는 그런 하루 하루 어떤 기분일까? 삶과 죽음이 자신의 선택이 아닌 다른
사람의 운명과 연결되어있다면...
그는 자신의 정체성때문에 괴로워한다. "나는 돌고 지구는 자전하고 동시에 돌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지구가 돌아주고 있다.
그러므로 꼭 만난다." 그의 말이다.
두번째 남자 그는 16살때부터 온갖 종류의 범죄로 감옥을 들락거렸던 전과자이다.
하지만, 그는 하느님의 자식으로 돌아와 하느님의 은총으로 산다고 믿고 그것을 전파하고자한다. 하지만, 그의 개심은 상관없이 교통사고를 내게
되고, 그는 다른사람의 운명에 슬픈 원인을 제공하는 사람이 되고만다. 분명 그의 의지가 아니나, 그는 타인의 삶에
나쁜 원인을 계속만들게 된다. 가장 못 견디는 것은 그렇게만 되는 그 자신이다. 가장 아픈 사람이었다.
세번째 여자 그녀는 한때 약물복용을 한 경력은 있지만, 지금은 좋은 남편과 아이들과 더 할
수 없이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그녀의 삶은 그녀의 가족이 교통사고를 당함으로서 완전히 뒤집혔다.남편의 심장은 첫번째
남자에게 기부하고,그녀는 가득차있던 가족들의 공간에 혼자 남아 정신적 공황상태를 감당하지 못한다. 그래서 다시 술과 마약...가슴이
시리도록 이해가 된다. 약한 자, 나를 닮은 여자.
첫번째 남자는 자신에게 생명을 준 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고, 그녀를 알게된다.
그녀의 아픔을 옆에서 보면서, 그건 오직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연민, 자신에
대한 연민, 삶의 무게가 무거운 사람들만이 알 수 있는 교감이아닐까..그녀는 자신을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뜨린 사람을 죽이고 싶어하고 첫번째남자는
잘못된 심장의식으로 다시 시한부가 되었지만, 마지막을 그녀의 고통을 덜어주는 데 시간을 보내기로 한다.
두번째남자 감옥에서 나와서 스스로에게 고통을 주어, 삶의 무게를 덜어보고자 한다.
하나의 고통으로 다른 하나의 고통을 잊는 것처럼...
그 끝, 자신을 죽이지 않은 첫번째 남자를 찾아가 제발 죽여달라고 애걸하는 두번째 남자.
순간 분노를 삭이지 못하는 여자. 그 고통스런 영혼들을 그만보고 싶은 첫번째 남자.
원래 죽기로 되어있던 첫번째 남자는 없고(죽음이 나오지 않았다) 두번째남자는 다시 고통의 삶으로 돌아오고, 그녀는 첫번째 남자의 아이를
갖고 들어가지 못하던 죽은 딸의 방에 앉아있고....그 끝이다.
영화를 보고 난 뒤 어깨가 아프다.
삶의 무게 영혼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 영화를 보는 내내 그들의 무게를 오지랍넓게도 나눠지고 있었던지, 마치 무거운 짐을 나른 듯이 어깨가
아프다.
선물이면서 재앙인 영혼, 마치 마약처럼
영혼때문에 우린 절정의 행복을 맛보고, 또 그 영혼때문에 절정의 고통을 맛본다.
무거운 짐진 자들이여...내게로 오라 그렇게 말했는데.
가면 덜어주나. 덜어준다면 누구나 가지 않을까.
2000년을 들었는데도 왜 인간의 고통은 더해만 가고, 그 분은 더 극한 처방을 내리실까.
나의 바벨탑이 무너뜨리면 영혼이 원래의 무게로 돌아올까
이 생각 저 생각
첫번째 남자로 나오는 숀펜의 연기가 멋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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