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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대로 映畵

I'm not scared

by 발비(發飛) 2005. 5. 19.

 

 

 

-프롤로그-



너무 보고 싶었다.

상영시간은 평일 오후 4시 50분뿐... 26일까지만 상영

방법이 없다. 월차를 낼 수도 없고

오늘은 한번 눈치를 봐보자. 내일 하루도 있다.

아침부터 괜히 부산하다.

오후 4시 쭈뼛쭈뼜...

"사장님, 저 넘 보고 싶은 영화가 있는데. 보고 와서 두시간 더 일할께요.~"

"허 참 별일이네. 몰라 내일까지는 배송준비 다 해야돼. "

그것으로 인정이다. 아 감사해라. 뛰었다.



-난 두렵지 않아-



고흐의 밀밭이랑 똑같이 생긴 곳이 정말 있었다.

고흐는 어떻게 바람도 똑같이 그렸을까.. 딴소리다

이 영화는 끝없는 밀밭. 그리고 마치 폐허같은 집들. 그 곳에서 사는 아이들

미카엘. 밀밭으로 모험놀이를 갔던 미카엘은 동생의 안경을 잃어버려

다시 찾으러 갔다가 우연히 구덩이속에 묶여진 아이를 발견한다

아이는 자신이 죽었다고 생각하며 미카엘을 수호천사라 하고

미카엘은 아이에 대해 아이다운 상상을 한다.그리고 놀고 돌보아주고 나눈다.

우연히 아버지를 비롯한 동네 사람들이 돈때문에 아이를 납치한 것임을 알고

11살 아이의 가슴은 어쩌지 못하고.....

급기야 마을사람들이 아이를 죽이려 하자,

몰래 집을 빠져나가 아이를 탈출시킨다.

그때 미카엘의 아버지는 미카엘이 그 아이인줄 알고

총을 쏘고... 화면은 캄캄해졌다. 그리고

아이는 멀리 도망가지 못하고 미카엘은 총에 맞아 기절했다가 눈을 뜨고

두 아이의 눈이 서로 마주치고. 아버지는 아들을 터지도록 안고

그들을 잡으러 온 경찰 헬리콥터는 바람을 일으키고

그렇게 끝이 난다.



-에스프리-



영화가 끝나자 캄캄한 극장을 나오니 아직은 밝은 대학로다

뛴다. 미카엘이 캄캄한 밤 아이를 구하기 위해 자전거를 헉헉대며 타듯이

주문을 외면서



"털달린 거미야, 밤에 눈뜨는 올빼미야, 앞 못보는 뱀아,

내 아이만은 건드리지 마라.

낮에 자고 어둠에 익숙한 자들아.

이 소년을 지켜다오.”



미카엘의 주문을 외면서

아마 지금 나도 똑같이 외워본다.

어른이 되면서 견디어야 할 밤들을 .매일 만나는 밤이지만, 어른과 같은 밤이 되지 않고

길을 잃지 않기를 주문한다.

내가 뛰고 있는 대학로가 마치 이탈리아 어느 밀밭같았다

사장님께 도넛하나 사드리면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렸다. 정말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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