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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보는대로 책 & 그림

[조르주 페렉] 생각하기 / 분류하기 1

by 발비(發飛) 2024. 3. 29.

조르주 페렉에 생각하기 /분류하기를 읽다가 그를 따라 나도 해 내 공간과 내 물건에 대한 정리를 해 보고 싶다. 

페렉은 책상 위, 방, 책 등의 순서였지만, 나는 우선 책을 해 보기로 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책들은 나의 지난 날의 행적이거나 미래에 대한 예언 혹은 희망 같은 것이 아닐까 한다. 

서울에서 매번 이사를 하면서 그 때마다의 관심사나 삶에 대한 시선이 달라져  번번히 수많은 책들을 정리했고,

이번 이사도 그랬다. 

하지만 지금 남아있는 책들이야말로 과거의 행적보다는 미래의 희망 같은 것에 훨씬 가깝다. 

그렇게 생각한 것이 아니라 남아있는 책들이 그렇다는 것이다. 

 

책들은 몇가지로 구분이 된다. 

문학

  • 시집- 한국시> 해외시
  • 소설-한국소설<해외소설(고전포함)

 

인문 (역사책은 없음)

  • 예술작가 작품 > 철학 

 

실용적 관심사

  • 글쓰기에 관련된 책 
  • 옷 패턴 만드는 책 / 간단요리책
  • 일러스트가 이쁜 책
  • 공동체 혹은 공동체 마을 만들기

 

그리고 <캔디> <빨간머리앤> <작은아씨들> <어린왕자>같은 꿈 속 같은 책

 

책의 양으로 따지면 문학> 인문> 실용이다.

이런 구분이 사실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막 든다. 

왜냐하면, 

페렉의 <생각하기/ 구분하기> 서점에서는 에세이로 구분되었지만, 나는 실용서로 구분하였다.

알렝드보통의 책들이나 조루주 페렉 류의 책들은 내게는 자기개발서이고 실용서이다. 

헤르만 헤세의 에세이들도 꽤 많이 있는데, 이 책들도 비슷한 의미이다. 

나는 문학가, 철학가이라고들 하는 이들이 내게는 실용적 의미를 주기 때문이다. 

나는 이들의 책들을 보면 내가 뭘해야할까 하는 생각 들고, 그들에게서 학습한 것들을 따라하게 된다. 

재미있다는 거지. 

 

재미라고 한다면..., 슬픈 숙제!

내 꿈이었던 <돈키호테> 완역본 읽기는 며칠 전 포기하고 덮었다. 재미가 없었다.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또한 몇 장을 읽고 포기 중이다. 재미가 없어서...

이런 책들을 혈기왕성하고 끈기가 있었던 대학교때쯤 처음 접했다면 나는 분명히 몇 번이고 읽었을텐데,

 

지금은 맛 없는 밥과 반찬이 맛있게 되었지만, 그땐 재미없는 책이 재미있었더랬다. 

 

난 여전히 이<돈키호테>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책장 맨 아래칸에 나란히 꽂아두었다. 

예상컨데 어쩌면 죽을 때까지 완독은 실패할 지도, 

운명인 듯 장서용 하드커버에 표지도 멋지지까, 장서용이라고 남은 자들이 생각하길 바랄 뿐이다. 

 

그리고 권수로 따지면 가장 많은 내 시집들, 

시집들을 보면 애증이 가득하다. 

시를 쓰면서 가장 고통스러웠지만 시를 읽으면서는 가장 많은 위로를 받았다. 

나는 내게 위로를 주는 시처럼 시를 쓰는 것에 실패한 등단시인이었다. 

쓴지 여전히 이십년이 가까워진 시들을 가장 아랫쪽 서랍에 고이 모셔두었다. 

그때의 내게 가끔 찬사와 애틋함과 함께, 그때 나의 꿈을 키워주지 못한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보낸다. 

한용운, 이춘수,  최승호, 황지우, 이승복, 허연 시인의 시집은 거의 다 있다. 

아마 가장 좋아하는 시인들인가 보다.

 

소설을 쓸 때는 가장 즐거웠다. 

희한하게도 나는 소설 읽기를 즐겨하지는 않는다. 

대부분 소설을 읽는 것보다 영화를 보는 것을 더 좋아한다.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빼고.

헤르만 헤세 빼고.

한강, 배수아 작가의 작품들을 빼고,

배수아작가는 소설 뿐 아니라 번역서도 챙겨보는 편이다. 

배수아작가의 번역서라서 읽게 된 페르난도 페소아의 <불안의 책>은 너무 감사하게 잘 읽었다. 

리스본에 갔을 때 이 사람이 그 사람이라고, 하면서 엄청 놀랬었다. 

 

인문서?, 이렇게 구분하는게 맞나 싶은 현타가 온다. 

어차피 인문서들인데, 의미를 좁혀서 말하는 거다. 

아르테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를 좋아했고, 그래서 그 팀에 입사도 했었는데, 부작용이 생겼다. 

그 후에는 별로 재미가 없어졌다. 

퇴사하면서 가지고 있지 못한 시리즈들을 챙겨두었지만 손이 가지 않는다. 

 

이 시리즈 외에 불교와 부처님에 관한 책들이 몇 권 있다. 

법구경, 금강경과 헤세의 싯타르타도 있고, 

도덕경도 있고, 논어는 세 종류가 있고, 필사용 논어도 있고, 중용이 있다.

성경도 있다. 

이 책들은 그 때 그 때 아무 곳이나 펴서 읽는 편이다. 

 

시작도 안 한 책들이 있다. 

쇼팽전기, 고레이다 히로카즈책은 읽고 싶은데 ....

 

류시화의 시집이나 에세이 번역서 들도 대부분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기초영어 책들도 꽤 있는데 잊지 않고 조금씩 하고 있다. 이건 기특!

 

만약 단 한 권의 책만 남기라면, 

위에서 언급한 어떤 책도 아닌 <문장사전>을 챙기겠다. 

우물같은 책, 

난 이 책이 전자책으로 나왔으면 좋겠는데, 여행갈 때 챙겨가면 너무 좋은데

너무 무겁다.

 

페렉 따라하기로 그냥 생각나는대로 내 책에 관한 구분해 보았는데, 너무 중구난방이다. 

내가 그래서 뭔가를 잘 해내지 못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할 수 없다.

이 또한 잡식성 나이니, 끌고 다닐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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