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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보는대로 책 & 그림

[죽음 2]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by 발비(發飛) 2021. 12. 3.

 

 

“죽기 직전, 눈앞에는 인생이 파노라마 필름처럼 펼쳐진다는 얘기를 들었는데요.”
“아닐세. 인생은 파노라마가 아니야. 한 커트의 프레임이야. 한 커트 한 커트 소중한 장면을 연결해보니 파노라마처럼 보이는 거지. 한 커트의 프레임에서 관찰이 이뤄지고, 관계가 이뤄져. 찍지 못한 것, 버렸던 것들이 나중에 다시 연결돼서 돌아오기도 해.” -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중에서 

 
이어령선생님의 인터뷰다.
 

"성공한 인생을 사셨다고 생각하십니까?"

"남들이 보는 이 아무개는 성공한 사람이라고 보는데, 나는 사실상 겸손이 아니라 실패한 삶을 살았구나. 그거를 느끼는 거다. 나를 보고 성공했다고 말하겠지요. 세속적인 의미로 문필가로 교수로 장관으로 활동했으니 성공했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나는 실패한 삶을 살았습니다. 겸손이 아닙니다. 나는 실패했습니다. 그것을 항상 절실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내게는 친구가 없어요. 그래서 내 삶은 실패했습니다. 혼자서 나의 그림자만 보고 달려왔던 삶입니다. 동행자 없이 숨 가쁘게 여기까지 달려왔습니다. 더러는 동행자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나중에보니 경쟁자였습니다."


선생님은 동행자가 없어 실패라고 했다. 

나는, 내 삶에 나를 동행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에서 일할 땐 늘 거울을 모니터 옆에 두고 

혹시 너무 사나운 표정으로 일을 하지는 않을까, 

머리도 체크하고 얼굴도 체크하고 티나지 않게 시도 때도 없이 거울을 봤다. 

간만에 거울을 책상에다 두고 책상에 앉을 때마다 거울을 보는데, 전에 보던 얼굴이 아니다. 

 

아무리 인간의 수명이 늘어다고 하지만, 생보다는 사에 가까운 낯선 얼굴이 거울 속에 있었다. 

이어령 선생님보다는 생이 많이 남은 셈이니, 그분의 후회를 거울삼아 경쟁자가 아니라 동행자를 만드는 일, 

그리고 나 자신을 삶에서 꼭 챙겨 동행하기로 해본다. 

 

멋지지는 않더라도 마이너스 삶은 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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