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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보는대로 책 & 그림

[책장파먹기] 청춘의 민낯-내 몸, 내 시간의 주인 되지 못하는 슬픔

by 발비(發飛) 2023. 12. 23.

 

<잠시 딴 소리부터>

 

2014년 부터 4년 반 대학에서 출판기획 강의를 했다. 

강의를 시작한 첫해, 야심차게 학생들의 책을 만들 수 있는 기획을 완성하고, 한 학기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원고가 완성이 되었고 선배의 출판사에서 책이 나왔다.

이 책이 출판과정에 들어갈 무렵 다니던 출판사 일로 멘붕이 되었고 사표를 된 뒤 산티아고를 걷기 위해 한국을 떠났다.  

출판과정을 함께 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돌아와서도 이 책을 정독할 기획을 놓쳐버렸다. 

 

책장파먹기, 이사를 하고 책들을 정리하면서 이 책들을 모두 읽으리라 결심했다. 

그 첫번째 책이 <청춘의 민낯>이다. 

 

<잠시 딴 소리 끝>

 

 

 

내 몸, 내 시간의 주인 되지 못한 슬픔(부제)는 수강생 중 한 명이 블로그에 적은 글의 제목이었다. 

20대의 멋진 통찰이다. 

 

#돌팔이 상담사는 버려 

'너만 힘든 거 아니야. 다들 힘들지'라고 

말하는 사람을 버려요.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힘든 게,

그대 힘든 거랑 대체 무슨 상관이람.

그리고 그대의 고달픔과 슬픔을  

허세나 오글거리는 감정으로 취급하는 사람들도 버려요.

고이 접어서 날려버리고 절대 맘 주지 말아요.

그들이 감히 자신을 상처 입히게 놔두지 말아요. 

#돌팔이 상담사는 버려

 

그래, 그들이 나에게 상처 입히는 것을 놔두지 않겠다. 

이젠, 그들이 나에게 상처를 입힐 기미가 보인다면, 나는 고양이처럼 발톱을 내밀고 이빨을 드러낼 것이다. 

그래도 내게 다가온다면 내 발톱과 이빨은 그들의 얼굴을 향할 것이다. 

 

#쿠폰왕: 깨어있는 대학생

놀러 다니질 못하니 옷을 살 필요가 없다.

밥 먹을 시간이 부족하니 김밥이나 샌드위치를 사먹는다.

그러다보니 돈을 쓸 데가 없다.

커피에 쓰는 돈이 유일하다.

오늘 커피의 힘을 톡톡히 봤다.

잠을 4시간 자고도 수업시간에 하나도 안 졸았다. 

 

참 나, 나도 그랬다. 대학생도 그렇고, 직장인인 나도 그랬고, 대체 뭐냐.

그렇게 살았더니..., 위궤양치료를 4년 받았고, 

거북목, 5번 디스크, 골다공증, 폐결절이 왔다. 

그래서 쉬는데, 아프느라 쉬어지질 않는다. 

개새끼라고 욕하고 싶은데 누구에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다만, 오늘 새벽 신에게 기도했다. 고통을 거두어 달라고, 고통을 드러낸 나를 온전히 보고 싶다고.

이글을 쓴 누군가를 위해, 이 시간 그가 평화롭기를 하고 화살기도를 보낸다. 

 

#악의는 없었지만

내가 악의없이 한 일을 다른 사람이 삐딱하게 받아들이면

그런 게 아니라고, 오해라고 말해야 하는데,

세상천지에 적밖에 없는 것 같아 힘이 빠지고 주눅이 들어서

그냥 어이없이 미안하다고 말하게 된다. 

 

어이없다. 어이없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내 분노는 왜 그들의 분노와 맞닿아있나, ,나는 아직도 그들처럼 이러나. 

 

미안하다 말하지 않기로 한다.

저주를 보내자면,

눈 멀지 않았으면서 마치 눈 먼 사람처럼 못 본척 하는 사람들,

그들이 모르고 지은 죄, 기억나지 않는다는 죄도 알고 지은 죄처럼 그 벌을 받게 하소서. 

내 용서는 쿠폰처럼 쓰이게 하소서.

 

저  또한 모르게 지은 죄가 있다면, 그 벌 받을테니,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그 때는 몰랐다며 어물쩍 지나가려는 사람에게 꼭 같은 잣대를 대 주시길.

꼭 그렇게 해 주시길 신께 기도한다.  

 

좀 낫나......., 

 

#어른

어른들이 밉다

앞만 보는 어른들

걱정 많은 어른들

듣지 않는 어른들

말만 하는 어른들

허울뿐인 어른들

 

나도 나이는 어른인데, 어른이 되기 싫다.

그래서 어른이 되지 않겠다고 결심했는데 뿡이가 그랬다.

"멋진 어른이 되면 돼."

 

그게 쉽나, 그래서 내가 택한 방법 멀리 떠나기. 

나이 든 염치를 알고 세상과 멀치감치 있기. 염치를 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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