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만에 귀향을 한다.
귀향이라기보다 엄마와 살게 되었다. 학창시절 이후 엄마와 같이 산 적이 없는데 같이 살게 되었다.
오늘은 사람들에게 엄마한테 간다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진아는 ... 한 뒤에 언니가 서울에 없다고? ... 했다.
언니는 늘 곁에 있는 사람이지 했다.
꽤 오랫동안 일했던 회사 사장님도 ... 이상하네. 기분이.. 했다
그래도 서울 있는 거랑 엄청 다르네 했다.
그렇게 하나 둘 말을 시작하자, 나도 기분이 이상했다.
그들도 내가 서울에 있거니 했겠지만, 나도 그들이 내 곁에 있겠거니 한거니까.
나도 이제 그들이 보고 싶을 때 '보자'라는 말을 할 수 없게 된거다.
나의 사람들은 대부분 서울에 있고,
귀향이라고 말했지만 고향은 엄마 빼고는 모두 낯선 곳이 되었다.
어느 날 내 뿌리를 서울에 옮겨 심고,
적응하지 못해 시들했던 긴 시간을 누군가들이 공들여 살려주었다.
서울이 익숙해져 뿌리 내리고 살았더랬는데,
이번에는 그 뿌리를 거둬 다시 고향으로 옮겨 심는다.
서울에 옮겨심었을 때처럼 상태가 썩 좋은 것은 아니지만, 천천히 다시 뿌리를 내려야겠지.
이번에는 나이스하게 해보자 싶다.
어른스럽게 무엇에도 당황하지 말고,
누구에게도 나이스하게,
너무 무성해서 성가시지 않고,
너무 시들거려 애닳게도 않고,
학교 다닐 때 가장 좋아했던, 군자불기!를 실천해보자.
서울과 서울사람들과 차분히 작별인사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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