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저자가 재직하고 있는 대학교의 지옥캠프가 춘천에서 있었다.
그 곳을 방문했다.
몽이를 타고... 정확히 춘천이 아니라 춘천 가는 길, 엄청 높은 산 두개를 넘어서...
몽이는 거부했다.
역시 경차구나.
출퇴근용차구나.
내가 너에게 무슨 일을 시키는거니...반성!
어르고 달래서 겨우겨우 갔다.
춘천으로 가는 길에는 그런 몽이의 상태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윽박지르니, 부릉부릉..거렸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는 갈등 끝에 그렇구나 하고 몽이를 받아들였다.
그제서야 고분고분... 소리 없이 천천히 달려주었다.
역시...나의 몽이는 주인을 닮아 자의식이 강했다.
자신의 페이스를 포기하지 않는,
그렇게 되도록 만들어버리는 몽이의 결연했던 저항의 소리가 지금도 들리는 듯 하다.
980cc의 부릉부릉...부웅~~~
강원도에는 군데군데 비가 많이 내렸다.
비가 내리지 않는 곳은 저렇게 아름다운 구름이 몽실 피어났다.
밤나무꽃은 비때문에 향은 나지 않았어도 그대로 만발했다.
파로호를 가리키는 이정표를 몇 번 만났다. 오정희 선생님의 소설이 생각났다.
돌아오는 길, 서울외곽순환도로를 타면 빠를 것 같다는 생각을 했지만,
네비가 알려주는 길은 올림픽도로... 퇴근시간 올림픽도로, 막힐 것 같았다.
10초간 고민을 하다가 막히더라도, 직진만 하면 되는 올림픽도로를 타기로 했다.
몇 구간을 빼고는 막히지 않았다.
세 시간 가고, 한 시간 머물고, 다시 세 시간을 왔지만,
아름다운 산도 보고, 구름도 보고, 비도 보고... 참 이쁜 길을 몽이와 함께 했다.
오늘은 퇴근하고...안동으로 갈거다.
부모님께 몽이를 인사시켜주려고^^
몽이를 데리고 오던 첫날 옆구리를 긁어 흉터가 남은 몽이를 흠 잡진 않으시겠지.
아픈만큼 성숙해지는 거라고 엉덩이를 툭툭 쳐 주셨으면 좋겠다.
그럼 그 김에 나도 엉덩이를 쑥 내밀어 볼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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