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어느 사진작가의 집에서 엠티에 가까운 파티가 있었다.
여행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라 비오는 날, 극도의 귀챠니즘을 극복하고 함께했다.
제일 먼저 각자의 컵에 이름 쓰기!
저 잔에 물도 마시고, 포도주도 마시고, 맥주도 마셨다. 아.. 쥬스도!
작가는 사람들이 떠난 자리에 이름표 붙어있는 컵을 모아놓았다.
좋은 시간이었다며 사진을 보내왔다.
소년이 엽총을 메고 부른 오솔레미오.
아리따운 주은씨가 부르는 춘양가의 어느 대목.
너나 할 거 없이 쏟아내는 여행의 기억들.
마주한 불암산의 초록이 가득 마루 안으로 들어오고,
빗소리는 사람들의 말소리를 적당하게 울려주었다.
분명...그래 참 좋은 자리였다.
가끔, 아주 가끔 이런 자리는;;
나를 어쩌지 못하게 만든다.
부러워서, 부러워서...정말 재수없어... 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사람들이 방 가득 모였었다.
사는 데 연연하지 않는 듯, 멀치감치 떨어져 사는 듯,
서로에게 정말 재수없다고 툭툭 던져대는...
그런 부러운 사람들의 자리였다.
서로가 서로에게 부러운, 결국 내가 재수없는 사람이 되고 마는;; 웃긴, 정말 웃겼던 파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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