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見聞錄

유리벽 너머 보라꽃

by 발비(發飛) 2011. 4. 26.

  

 

                              유리벽너머로 보다

  

                              가까이 가서 보다

 

 

하늘이 검고 낮게 깔렸다.

비가 오겠다 싶더니, 몇 분 전부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며칠전에 봉오리가 맺었더니. 어느새 보라꽃으로 피었다.

몇 개의 봉오리까지 거느렸다.

 

유리벽 너머로 멍하니 꽃을 보다가... 언제나 있을 꽃이 아니기에 아는 척 했다.

온통 회색빛인 날,

색을 가지고 있다는 것.

초록이나 회색이나... 그런 색이 아니라,

빨강이나, 노랑이나, 보라나, 그런 색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반짝이는 것이다.

 

색을 가진다는 것.

 

지난 일요일 티비에서 화장을 하는 것에 대한 프로그램을 보았다.

최재천 교수는 여자의 화장은 여자의 배란기때 모습을 따라 하는 것에 기인한다고 했다.

배란기때 여자의 얼굴은 하얗고, 입술은 빨갛단다.

그것은 색이 선명해지는 것이다. 반짝이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자는 자연 그대로 배란기때 가장 아름답다는 말이 된다.

 

보라꽃은 지금 배란기를 맞고 있다.

오늘은 동네 한 귀퉁이 집에 사는 늙은 여자가 되어야겠다.

늙은 여자는 색기 넘치는 이웃여자를 남몰래 혹은 대놓고 훔쳐본다.

색이 철철 흐르는 여자를 음탕한 눈으로 볼 것이다.

몇 번이나 돌아보게 뵐까...

비까지 촉촉히 내리는 날에... 더 선명해질 보라꽃은 얼마나 이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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