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의 죽음] 자크-루이 다비드 1787년 129.9*195.9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말했다.
"모든 이의 의견을 다 존중할 필요는 없고 단지 몇 명만 존중하면 되고 다른 사람들은 무시해도 좋다는 사실...,
훌륭한 의견은 존중하되 나쁜 의견은 그렇게 하지 않아도 좋다는 사실,
그것 참 멋진 원칙이라고 자네는 생각하지 않는가?
그리고 훌륭한 의견은 이해력을 가진 사람들의 것인 반면, 나쁜 의견은 이해력을 갖추지 못한 사람의 것이지....
그러니 훌륭한 나의 친구여,
우리는 사람들이 우리에 대해 어떤 말을 하든 마음 쓸 필요가 없소.
하지만 전문가들이 정의와 불공평의 문제에 대해 하는 말에는 신경을 써야 하오."
얼마전 있었던 일이다. 나는 장선우 감독이라고 했고, 그는 아니라고 했다.
그리고 나는 나를 의심했다. 하지만 장선우 감독의 영화였다.
-너에게 나를 보낸다. 그거 장선우 감독 거야.
-아닌 것 같은데... 찾아보자.
앞에 앉은 이가 스마트폰을 꺼내 장선우를 검색했다.
-맞지?
-장선우 거라면 여기 있어야지. 없잖아. 그것 봐 아니야!
-아닌데... 장선우건데....;;
-이것봐 없잖아.
스마트폰을 내민다.
-왜 나를 의심하게 되는거지?
나는 그때 생각했다.
왜 상대가 강력하게 말하면, 혹은 여러 명이 말하면, 나를 의심하게 되는걸까?
언제나 내가 알고 있는 것에 대해 의심하고 불안해 했다.
이뿐 아니다.
삶을 대하는 태도나 관점, 혹은 가치관도 그렇다.
누군가 부정하는 것들에 대해 견고하지 못하다. 그것은 마치 허물어질 것처럼 불안하다.
그런데 소크라테스의 이 말은 참으로 멋진 위로이다.
상식이라는 것, 대중이라는 것, 보편적이라는 것의 폭력은 피폭과 맞먹는다.
모두 그런데 너는 왜?하면 할 말이 없었다.
소크라테스는 상식에 대한 집착을 버리라고 말한다. 그리고 실천했다.
독배를 마시는 그림에서 가장 당당한 이는 소크라테스이다.
그 답을 철학에서 찾는다.
나는 요즘 철학쪽으로 몸이 기운다.
결국 내가 나를 의심하는 것은 내게 철학이 없기 때문이다.
강한 신념이나 가치관, 견고한 내가 없기때문에 어느 자리에서도 당당하기 어려운 것이다.
어깨를 내려야 한다.
주위의 것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언제나 솟아있는 어깨, 어깨를 떨어뜨려야 한다.
내게 철학이 필요한 이유이다.
------------------딴 이야기
소크라테스가 한 이야기는 알랭드 보통의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출판사 생각의 나무)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지난 금요일 퇴근길에 영풍문고에 들렀다가 50%할인하는 가격으로 이책을 팔고 있었다.
알랭드보통의 책을 거의 다 갖고 있었지만, 이 책은 없었다.
다시 제목을 보니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이었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아니라...
여러 난관에 부딪힌 인간들을 철학적으로 위로해주는 책이었다.
그렇다면, 원제인 [The consolations of philosophy]이 맞다
알랭드 보통의 장점이 그대로 드러나는 책이었다. 거의 [여행의 기술]과 맞먹었다.
제목이 달랐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얼굴을 보면, 삶이 보이듯.
제목을 보고, 책이 보여야 하는데, 아님 끌어야 하는데.
나는 지금, 제목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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