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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보는대로 책 & 그림

[에드워드 호퍼] 그가 그린 여자들

by 발비(發飛) 2011. 2. 11.

막연히 겨울이 가기 전에 한번 더 다녀와야지,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제주행 비행기표를 끊었다.

 

이번 제주여행은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그냥 바다가 보이는 숙소에서, 바다가 보이는 커피샵에서, 그리고 바닷가에서 그냥 가만히 있으려고 한다.

그대로 묵묵히 있을 작정을 하고 있다.

 

그래서 북카페가 아래층에 있는 숙소를 골라 제주에 머무르는 기간, 그대로 예매했다.

그러니까 나는 움직일 수도 없다.

 

상상한다.

제주도에 있을 나의 모습을... 상상했다.

문득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속의 여자들이 생각났다.

꼭 나의 모습일 것 같다.

 

 

 

관상을 보듯 그림속의 여자들을 뚫어져라 보았다.

내가 궁금한 것은

그림 속의 여자들은 저 자리 이후 무엇을 할까? 였다.

나의 결론은,

저 여자들이 제자리로 돌아갈 것 같다.

여행지에서의 여자는 자신이 아니었던 듯,

아무일이 없었던 듯 시침을 떼고 일을 할 것 같다.

 

제 자리에 있기 위해 여자는  여행을 떠나고, 책을 읽고, 창 밖을 내다보았을 것이다.

절망했을 것이다.

 

나도 아마 그렇게 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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