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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보는대로 책 & 그림

[탁현민] 상상력에 권력을

by 발비(發飛) 2011. 8. 9.

 

문화라는 것은, 아니 대중문화라는 것은 비주류가 주류가 되는 과정이다.

20세기 음악의 시대를 연 두 주인공, 재즈와 로큰롤을 보자.

재즈는 흑인의 비주류음악이었고, 로큰롤은 틴에이저 음악이었다.

그런데 결국 둘 다 주류가 되었다. 대중음악의 발전과정은 비주류가 주류를 전복하는 과정이다.

독립영화나 인디음악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죽자사자 걸그룹만 탐닉하면 그런 것이 안 나온다.

 

점심을 10분만에 먹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나눠 읽을 요량이었지만, 그냥 일은 제쳐두고 쭉 읽었다.

 

요즘 하는 일 중의 하나가 엔터테인먼트에 관련된 일이다.

그래서 종일 합법적으로 티비를 본다.

이때 종일이라함은 근무시간을 빼고, 나만의 시간이 되었을 때의 종일이다.

반대로 말하면 나에게 일외의 다른 일상은 없다.

그런데 그게 일이 아니라 재미있어서 티비를 보는 것이다.

가장 열심히 보는 것은 미니시리즈, 예능프로, 음악중심과 같은 가요프로 순이다.

그리고 그 사이에 뭐가 보이나 하고 연구하는 척 한다.

 

대중문화에 대한 생각은 없었다.

그것은 일방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리액션에 고민이 필요없기 때문이다.

그저 웃고 싶으면 웃고, 멀뚱하고 싶으면 멀뚱하면 되었다.

욕하고 싶으면 투덜거리고, 멋있으면 멋있다고 하면, 그것으로 끝이다.

요즘 애들처럼 팬덤문화같은 것에 빠지지도 않았다.

또 그것이 일종의 자랑이기도 했다.

 

다시 말하면 요즘 이쪽에 관심이 있다.

그리고 이것은 책이나 그림으로 대표되는 상층문화(?)가 사는 이야기를 담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사는 이야기...

이 시대는 발전을 요구한다.

일종의 가속때문이다.

엄청 빨리 굴러가던 바퀴가 헛돌고 있는 것이다.

문학도 헛돌고, 그림도 헛돌고... 공연문화도 헛돈다.

그것들은 무겁기 때문에 제대로 굴러갈만한 길을 찾아가는것이 쉽지 않다.

어쩌면 사라져가는 시나 희곡처럼... 그 뒤를 이어갈 지 모른다.

그 와중에도 따라가는 것이 있으니,

공장에서 팍팍 찍어내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분야인 것이다.

 

예술의 끼를 가진 이가 시대를 만나 우리들의 예술가가 되는 것은 얼마나 기쁜 일인가?

하지만 우리는 만들어진 예술가들의 음악을 듣고 즐긴다.

딱히 무엇이 나쁘고 어쩌고 하지는 않지만, 나는 이런 의미에 동감한다.

기획사...

 

저자는 10대들을 격려한다.

어른들이 뭐라고 하든 듣지 말아라. 계속 끝까지 너희가 좋아하는 것을 지켜내면,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마치 혁명처럼...

더 당당하고 더 분명하게 외쳐라.

그들이 우리에게 재미와 상상력을 만들어줄 것이다.

이 시대가 우울한 것은 상상력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좋았다.

무엇인지 모르지만, 그저 티비를 보며 지내고 있는 나는, 이 책을 읽은 뒤 뭔가 좋았다.

가치있는 것은 만들어가는 것이다.

무엇이 가치가 있을 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지켜나가는 자들을 보면 예견할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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