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자색고구마와 치즈로 간단히 해결하고,
감사원을 지나, 성균관대 후문으로 산책을 나갔다.
지난 주말 뉴스에 상춘객들에 관한 보도를 많이도 보면서,
건어물녀가 되어 방콕을 하는 내가 참 세상과 동떨어졌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나도 봄꽃구경을 한 것이다.
꽃들은 만발했다.
햇살은 따사로웠다.
목도리에 패팅점버를 입고 있던 것들 하나하나 벗었다.
가디건에 청바지가 딱인 날씨다.
봄 햇살이 내게 환함을 주기를 바랬다.
요즘 내게 슬픔이 되고 있는 어떤 이에게 전화를 했다.
역시 슬픔은 불통이다.
봄의 환함이 그에게 가기를 잠시 바라며, 올랐던 길을 따라 내려왔다.
봄꽃이 환하게 핀 날.
어제는 너무 추웠으나 오늘은 다른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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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이야기
오후에 분명 졸릴 거라는 생각에 커피를 내리고 있었다.
돌아서 있는 등뒤로 누군가의 인기척이 느껴졌다.
나는 시공의 착각 속에 빠져,
누군가 장난을 치기 위해 싱크대 뒤로 숨은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그저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착각에 빠져 긴장감을 가지고 뒤를 돌아보았다.
아무도 없었다.
이건
시공의 착각이다.
어느 시간이냐고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대답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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