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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대로 小說

[무라카미 하루키] TV 피플

by 발비(發飛) 2010. 7. 10.

 

 일상을 다른 각도로 본다면, 아니 각도가 아니라 인간들이 경험 적으로 하는 해석방식이 아닌,

다른 해석 방식을 가지고 일상을 본다면... 이 단편집을 읽은 뒤에 오천년을 내려온 내 식상한 눈을 버리고 싶어졌다.

머릿 속을 모두 비우고, 몸의 유일한 창인 눈, 눈을 다른 눈을 갖고 싶어졌다.

 

 

<가노 크레타>

여자는 물의 소리를 듣는 능력을 가진 언니와 함께 깊은 산속에 산다.

여자를 보기만 하면 남자들이 덮치기 때문이다.

어느날 집을 방문한 경찰이 여자를 덮치려고 했고, 언니는 경찰을 죽인다.

경찰의 몸에서 피를 모두 빼내고 매장한다. 완전범죄를 해 내지만, 몸의 물을 모두 빼낸 경찰 귀신이 밤마다 여자에게 나타난다.

여자는 무섭지 않았다. 그래서 세상으로 나가서 성공을 한다.

덩치가 큰 남자가 여자의 집으로 와서 여자를 범하고 죽인다. 경찰을 죽였던 여자는 경찰처럼 목이 잘려죽지만 고통을 느끼지는 못한다.

죽은 여자는 자기의 물소리를 듣는다.

 

물의 소리, 힘은 더 큰 힘 앞에, 고통의 끝인 죽음 이후 연장, 극복이라는 것은 인간이 지어낸 말

 

 

<좀비>

웃을 일일 수는 없지만, 나는 웃음이 나왔다.

한 달 뒤에 결혼을 할  하찮은 남녀 중의 여자가 꿈을 꾼다.

남자는 여자에게 알파부터 오메가까지 모두 최악이라는 이야기를 하고는 가면을 벗자 살덩어리만 남는다.

남자는 여자와 결혼을 한 이유를 살덩어리를 먹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여자의 꿈이다, 여자는 남자에게 "내 귓 속에 사마귀 있어?"하고 꿈에서 남자가 한 말을 묻는다.

남자는 꿈과 같은 대답을 한다.

계속 될 것이다. 이것을 시작으로 사는 내내 남자는 여자에 대해 계속 할 것이다.

 

삶은 알고 치는 고스톱, 남녀 사이에 뭐가 있을까? 내 남자에게 뭘, 내 남자는 뭘, 웃고 말아야 할 건방진 자세가 필요해.

 

 

<우리들 시대의 포크로어>

고교동창인 중년의 두남자가 만나 나눈 이야기이다.

모든 것이 완벽한 모범생으로 학교 짱이었던 남자와 여자의 연애,

멋진 조합으로 공부 잘 한다. 서로를 잘 이해한다. 그들은 모범생이므로 페팅만으로 서로의 욕구를 해소한다. 그래야 정답이니까...

여자는 안정적인 삶을 위해 모험이 필요없는 남자와 결혼을 하고, 첫사랑에서 이루지 못한 욕구를 남자와 다시 해보려고 하지만 실패.

"모든 것이 끝난 다음, 임금님도 신하도 모두 배를 움켜  쥐고 폭소를 하였습니다."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 시간차, 크게 불었지만 터지지 않은 풍선, 흐물거리는 것이 주는 똥맛, 불능의 원인은 다시하기의 반복

 

 

<비행장>

스무살남자는 완벽한 가정을 이루고 있는 아홉살 많은 유부녀와 조용한 불륜 관계 중이다.

이유, 여자에게는 작은 방이 있고, 그 방에는 여러 끈들이 있어 그것들을 하나씩 당기는 것에 흥미가 있는. 그 방이 그녀의 몸 속에 있다.

가끔 우는 여자, 운 다음에만 섹스를 하는 여자가 남자의 혼잣말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비행기에 관한 혼잣말...

 

비행기가 날아

나는, 비행기에

비행기는

날아

하지만, 난다 해도

비행기가

하늘인가

 

여자가 또 운다. 아까 울었는데 두번 운다. 처음 있는 일이다. 그때 남자는 여자의 머리칼을 만지면서 리얼을 느낀다.

시를 읽듯 혼잣말을 했던...이것은 어느 남자의  과거이야기이다.

 

시를 읽듯 하는 혼잣말, 혼잣말을 대신하는 시읽기, 시는 멀리, 어디 멀리. 하늘도 아니면서 하늘에 있는 것, 쳇!

 

 

<잠>

가장 긴 이야기이라서 가장 편하게, 수음하듯 천천히 이야기에 젖어가는 최강.

틀에 박힌 여자가 잠이 오지 않는다. 그래서 , <안나 카레니나>를 읽으면서 약간의 술과 초콜릿을 즐긴다.

죽음의 시간과도 같은 잠에서 벗어나자 보람찬 삶으로 전환, 삶을 들여다본다. 달라보인다. 결국은 깨어있는 시간에, 혼자인 자신을 발견한다.

잠은 죽음과 가장 비슷한 현재 상황이다. 그런데 잠이 없는 삶이... 깨어있는 않는 것이 죽음, 죽음에 대해 도달한 여자.

여자는 잠을 자지 않아서 터득한 것들을 어둠 자체인 죽음의 상황에서는 무엇을... 절대 어둠 속에 깨어있다는 것은, 죽음을 향한 유혹이다.

나는 간신히 눈을 뜨고, 잔에 남아있던 브랜디를 단숨에 마셔버렸다.

 

불면- 뇌의 확장, 동공의 축소, 잠의 공포, 불면이 주는 희열, 남에게 없는 시간, 자유, 한 순간

 

 

<TV피플>

티비피플은 아주 조용히 남자에게 왔다. 아내는 하나, 티비피플은 세 명, 남자를 의식하지도 않고 자신의 일을 한다.

비행기를 보여주겠다고 한다. 말이 안되는 것을 말이 되게 하는, 티비피플이 보여준 것은 회사에서도 먹힌다.

티비피플 없이는 발언이 안되었던, 티비피플과 함께 한 것은  칭찬까지, 남자가 한 이야기가 아니라 티비피플이 한 이야기,

24시간 티비피플과 함께 하는 남자는 아내가 어디에 있는 지 모른다. 말을 잃어버렸다..

 

비행기, 최소한의 관여로 최대의 댓가, 너무 많이 움직여야 해. 가만히 있어도 돼. 그들이 해 줄거야.

 

한 편,  한 편을 그냥 읽었다.

문학의 한 장르인 소설이라고 읽지 않고, 어린 아이가 말해주는 상상의 세계를 모두 그럴 법하다고 가만히 듣고 있듯

그렇게 인정하고 읽었다.

모두 말이 된다.

 

이런 이야기가 말이 되는 삶을 우리가 살고 있었다.

<잠>에서 나오는 것처럼 '확대'를 시켜면 이렇게 되는 것이다.

확대된 모습이 실제와 같을 리는 없다. 확대는 가장 강하게 어필되는 모습이며, 가장 다르게 생긴 모습이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알고 싶지 않는 이야기이다.

그냥 티비피플과 함께, 하는 것이 보기에 좋지 않은가.....

보기에... 어리석은 인간의 모습은 누군가를 동정하게 말들지.

캐고 따지는 인간은 누군가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지.

어느날 팽 당할수도 있지.

 

그럼에도

발견이 주는 카타르시스, 순간 행복이다.

 

어느 편에 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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