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비밀은 이런 거야. 매우 간단한 거지.
오로지 마음으로 보아야만 정확하게 볼 수 있다는 거야.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는 보이지 않은 법이야."
이 말을 만난 그 처음은 이랬다.
처음으로 아이들의 책을 만들면서, 소위 말하는 아이들의 눈높이는 어느 정도일까를 생각하다 '어린왕자'를 다시 읽었다.
아이들의 책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어린 왕자를 쓴 생떽쥐베리는 아이들의 눈높이로 최대한 눈을 낮추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이 문장이 내게 꽂혔다.
살아도 살아봐도 사는 것이 항상 어려운 까닭은 마음의 눈을 뜨지 못해서? 그래... 그렇구나.
내 마음에 눈을 달아본 적이 없으며, 누군가가 마음의 눈으로 나의 보이지 않는 점을 볼 것이라는 생각도 해 보지 않았다.
마음을 꽁꽁 닫아두고 누군가가 마음으로 나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면, 줄행랑을 친다.
그리고
입으로는 수다가 작렬한다.
점점 많아지는 말... 말... 말.... 말의 향연
잠시 멈추고 나를 보니, 언젠가부터 난 수다쟁이가 되어있었구나.
삶에 대해 항상 진지하고자 노력했다고 자부했으나,
마음의 눈이 아니라 몸의 눈으로 보이는 세상에다 진지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같은 맥락에서 시를 읽지 않으면서 말이 많아졌다.
"내 비밀은 이런 거야. 매우 간단한 거지. 오로지 마음으로 보아야만 정확하게 볼 수 있다는 거야.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는 보이지 않은 법이야."
마음으로 본 세상은 변하지도 않을 것이고,
마음으로 본 사람은 사라질까 두려할 필요도 없을 것이고,
마음으로 본 자리는 움직이지 않을 것이고...
마음으로 본 책은 마음에 남을 것이고,
그래서...
마음으로 만든 책은 부끄럽지 않을 것이다.
또...그럼...
살아도 살아봐도 항상 낯설게 느껴지는 이 어려운 이 세상을 사는 법은 의외로 아주 간단할런지도 모른다.
삶에 대해 아주 독한 사람을 만났다.
그래서 그 독이 나에게 엄격한 잣대를 쥐어준 듯 싶다.
내게 엄격한 잣대는 마음의 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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