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見聞錄

[인도8] 강가(갠지스)-바라나시

by 발비(發飛) 2007. 9. 20.

7. 2006/06/05

 

새벽 야간 강가 보트.

디아4루피 - 소원을 빌었다(디아는 나뭇잎접시에 꽃을 담고 초를 켜서 강물에 띄우면서 소원을 비는 것이다, 꽃접시)

사르나트유적군- 인도에서 보기 드문 불교 유적지. 탑돌이를 하다. 또 소원을 빌었다. 

 

모두를 떠나 보낸 날처럼 비가 내린다.

바라나시에 온지 이틀째 날, 많이 오지도 않는 비가 종일 오락가락한다.

그들은 우산을 쓰고 다니지 않는다.

우산을 쓰지 않고 빗속을 걸어다니는 그들은 자연스럽고, 우산을 쓴 나는 부자연스럽다.

오늘도 그들을 씹는다.

'우산도 안 쓰는 **, 비 맞아서 냄새가 더 나는 **'

이상해...

이상해...

자꾸 욕을 하게 돼...

그러면서 힘이 빠져...

 

바라나시에 비가 내리고 강가에 비가 내리면 (강가 : 갠지스강을 인도인들은 '강가'라고 부른다)

버닝가트에는 하얀 연기가 더 하얗게 퍼져 올라간다. (버닝가트: 인도인들은 '마니까르니까 가트'라고 부르는 화장터)

몸으로 시작했으나 이제는 아무 것도 아닌 것들이 비가 내리는데도 타고 있었다.

불에 타고 있는 사람의 흔적인, 몸은 비때문에 더욱 하얀 연기를 품는다.

죽은 자가 품어내는 하얀 연기,

연기 속에 가리어져 타는 죽은 자의 몸, 사람의 흔적

길을 지나가는 바라나시 사람들, 살아있는 사람은 촉촉하고 선명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비가 내리는 동안만이라도... 그런데 아니다!

그러나 이 사람들은 뿌연 연기보다 더욱 뿌옇다.

알 수 없는 속내를 가진 사람들이다.

난 지금 바라나시의 사람, 바라나시에 살고 있는 사람

 

바라나시는 죽은 자들이 모이는 곳이다.

인도 전역에서 모여드는 주검들,

인도인들의 꿈은 죽어서 바라나시의 '강가'에 자신의 뼈가 뿌려지는 것이다.

바라나시의 '마니까르니까 가트'에서 이승에서의 삶을 담은 몸을 태우고 난 뒤 그 재를 강가에 뿌리면 해탈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더는 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이 곳에서 삶을 끝내는 사람은 선택받은 사람들이다.

평생 이 곳에서 뼈를 뿌리기 위해 돈을 모으는 사람도 있다한다.

인도인들은 더는 인간으로 살지 않는 것이 꿈인가보다.

그래서 바라나시 '마니까르니까 가트' 로 가는 좁은 골목에는 나무 들 것에 붉은 옷감을 덮은 주검들이 어깨를 부딪치며 지나다닌다.

죽음이 자연스러운 곳이다.

죽음의 냄새가 익숙한 곳이다.

 

이 곳에서 이틀을 지내면서 몸에서 점점 힘이 빠짐을 느낀다.

소나 개가 길바닥에 병든채 누워있어도, 너나 나나 .... 하는 모습으로 사는 인간들이 이해되려고 한다.

이해하고 싶지 않은데... 자꾸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람들은 강가에 몸을 담근다.

강가를 향해서 기도를 한다.

아마도 갠지스에 몸을 담그는...것은 죽음을 연습하는 것이 아닐까?

강가에 몸을 녹이기 전 좀 더 맑아져야 한다는...

나도 갠지스에 저들처럼 발을 담궜다.

물이 물컹이고 따뜻했다. 사람의 체온처럼... 

 

 

 

지금 너에게

 

강가에 비가 내리면 타던 것들이 타지 않고 꺼질 줄 알았어.

그런데, 버닝가트 가는 길은 여전히 주황색 비단을 쓰고 들 것에 실려가는 주검들이 줄을 잇고 있어.

매일 매일 좀 더 깊이 그들처럼 가라앉고 있어.

길에 나서기 싫어.

 

빗줄기를 타고 스미는 주검이 타는 냄새, 냄새가 무겁다. 

비가 내려면 타던 것들이 꺼져버릴 줄 알았지.

더 많은 장작을...더 많은 연기를 ...

비가 와도 눈이 와도 태워 없앨 것이 있다면,

냄새가 나더라도, 연기를 뿜더라도.

그런 거지?

 

 

 

 

 

 

 

 

'見聞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매물도  (0) 2007.10.01
다시 가 본 울릉도  (0) 2007.09.25
[인도7] 갠지스의 달  (0) 2007.09.17
[인도6]맥가이버칼이 주인을 찾다  (0) 2007.09.14
[인도5]타즈마할이 보이는 무슬림마을  (0) 2007.09.1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