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날렸다고 해야할 정신과의사인 김정일씨가 오래 간만에 책을 펴냈다.
그는 사람이나 사랑에 대해서 정신과적 분석을 하는 책을 펴내어 한 때 베스트셀러 작가 대열에 끼었던 사람이다.
약간의 싸이코 버전으로...
그가 그런 류의 책으로 한창 날리던 시절,
난 사람을 분석하는 일이나 나를 분석하는 일에는 관심이 없었으므로 난 그의 책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었다.
사람이나 나라는 것을 분석하고 이해해서 뭐가 달라지겠느냐는 것이 그 때쯤의 내 생각이었다.
그의 신간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가장 아프게 한다 2' 는 10년전에 나온 같은 이름의 책에 이은 2편이다.
다행히 1편은 아주 작은 휴대용책으로 제작해 부록으로 주었다. 읽었다.
그리고 2편이 메인이다.
주목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제목이다.
항상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사랑하는 이는 사랑하므로 그냥 둘 수 없다.
사랑하는 이를 향해 행동하는 것들이 그 사람을 아프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프게 한다. 정신과 의사의 시각으로도 그런가보다.
내가 가장 아프게 하는 사람도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며,
내가 가장 아프게 하는 사람도 나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며,
나를 가장 아프게 하는 사람도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며,
나를 가장 아프게 하는 사람도 나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표지의 여자일러스트가 참 이쁘다. 특히 꽃이 이뻐서, 책으로서가 아니라 한 장의 그림을 소장하는 느낌으로 갖고 싶었다.
혹 기분이 우울할 때면 이 책의 표지에 그려진 여자만으로도 난 미소지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말이다.
그렇더라도 저자인
그에게 관심이 간 것이 구입하게 된 가장 큰 이유일런지도 모른다.그가 말한 사랑법이나 이별법에 대한 관심이 아니라, 사람이 어찌 변하는가에 대한 관심이다.
그는 약간의 사랑에 대한, 사람에 대한 싸이코버전으로 한때 유명했으며, 뒤이어 무슨 간통사건이니... 하는 문제로 또 시끄러웠었다.
그리고 사라진 후,
이제 그는 그 사이의 시간만큼 늙었을 것이고, 생각도 늙어갈 것이고.... 변한다고 말하기는 그렇지만 변한 것이 사실일 것이다.
사람이나 사랑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했던 사람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변해가는지가 궁금하다.
그가 사례를 든 사람들이 궁금한 것이 아니라 그가 분석한 시각이 궁금하다.
약간 다른 이야기를 하자면....
작가는 글을 쓴다.
특히나 문학류를 제외한 실용서분야의 글을 쓰면서 다른 이들의 사례나 어떤 것을 설명할 때,,, 난 재미있다.
문학에서는 자신의 이야기가 아니 허구를 쓰면서도 자신의 이야기나 생각임에 의심할 여지가 없으나
이 부분은 남의 이야기를 하는 듯 하지만 자신의 시각이 꼭꼭 숨어 들어가게 된다.
그 찾는 느낌,
저자의 숨은 생각이나 숨은 생활을 파고들어가 찾는 느낌. 이것이 끝까지 읽게 하는 또 하나의 재미이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오면,
똑똑하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인간이며, 자신의 심리상태까지 분석해가면서 사는 인간이 10년이라는 시간을 살아간 뒤,
같은 주제를 가지고 설을 풀어나간다.
그것은 나이먹은 자가 말하는 사랑과 사람.
그것은 그 자신의 노력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그저 나이를 먹음에 따라 변하는 것인지가 가장 큰 흥미거리이다.
어떤 것일까?
그의 위장술은 어느 정도일까?
난 그의 변화를 얼마나 잡아낼 수 있을 것인가?
간만에 나타난 작가에게서 환한 하늘을 발견할 것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영 먼 이야기로 남아있을 것인지....
프롤로그 · 지금의 사랑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1장 아파도, 우리는 사랑을 한다
사랑이 아픈 이유 | 너는 왜 나를 배신하는 걸까 | 사랑하면 뭐가 좋아요? | 프러포즈의 심리학 | 스토커를 만드는 사랑 | 남녀의 사랑보다 더 기만적인 사랑은 없다 | 사랑의 상처가 남기는 것들
2장 사랑할 때와 이별할 때
연애의 기본은 마음 전하기 | 사랑싸움에서 환각자의 사랑까지 | 진실한 사랑은 진실한 대접을 받는다 | 관대한 사랑에 약한 것이 남자 | 시작보다 끝이 아름다운 사랑을 꿈꿔라 | 세상에 모두 갖춘 남자는 없다 | 사랑의 아픔은 다른 사랑으로 지워라 | 성적 충동을 너무 억누르지 마세요 | 색다른 섹스를 즐기는 남자들의 심리
3장 사랑은 무엇으로 자라는가
사랑보다 소중한 인연 | 그녀가 사랑받는 이유 | 여친의 남친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 우리가 사랑에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 | 남자의 성적판타지 대상은 연인이 아니다 | 내가 여자를 알기 이전에는 | 나의 ‘동사섭’ 이야기 | 외모와 동안의 사랑 방정식 | 저출산과 사랑은 반비례한다 | 아름다움과 사랑의 상관관계
4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합니다
사랑 때문에 죽어도 흔들리지 않는 게 현실 | 양다리가 무서운 이유 | 자유와 속박은 사랑의 양면 | 몰래 하는 사랑의 아픔 | 파우스트와 그레첸의 사랑 | 남자와 여자의 사랑 본능 | 바람은 용서해도 사랑은 용서할 수 없다 |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
5장 사랑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것들
사랑의 아픔에서 오는 불안 | 사랑만큼 중요한 노후대책은 없다 | 남녀의 사랑은 약속만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 영혼을 해치는 ‘폭력’ | 사랑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 | 마음에 새겨진 상처는 시간마저 되돌린다 | 사랑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것들
6장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가장 아프게 한다
이 책은 1편이 저자의 잡다한 사랑이야기와 그의 경험에 바탕을 둔 이야기라면 2편인 이 책은 ‘시작보다 끝이 아름다운 사랑’을 꿈꿀 것을 이야기한다. 이제 사랑이라는 것은 그의 곁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과거이며 또한 보내고 있는 과정이기 때문일 것이다. 보내는 것의 아름다움을 찾는 시간들... 에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다.
작가도 나도 인정한다.
사랑이라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다.
내가 스물 몇 살이었을 적에 생각했었다.
서른 몇 살의 부부의 티격거리는 모습을 보면서 저 나이에도 상대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것일까 하고 의아스러웠었다.
난 아마 스물 몇 살 때, 사랑은 스물 몇 살만 하는 것인 줄 알았나보다.
지금 이 책을 읽고 사랑에 대한 조언을 한 수 배운다는 것은 어쩌면 더 늙어 추잡스럽기 전에
내가 내내 알 수 없는 것이라고 미뤄두었던 것에 대한 작은 궁금증을 풀어보기 위함인지도 모른다.
이야기는 간단하다.
역시...
사람은 나이가 들면 열정이 사그라들고, 세상은 저만치 떨어져있다.
그는 사랑이라는 동네에 살다가 사랑이라는 쿠폰이 모자라서 사랑이라는 동네의 바로 옆으로 이사가 버렸다.
그가 말하는 사랑이나 사람은 100미터 밖에서만 볼 수 있는 사람인가보다.
어쩌면 이제 그는 싸이코 정신과 의사라는 소리를 듣지 않을 수 있겠다.
벗어난 사람은 자신이 나온 곳을 더 잘 보고 잘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의 어조가 담담하다....
기쁨과 설렘으로 시작된 사랑이라 할지라도 헤어져야 할 때 헤어질 수 없게 되면 서로의 마음에 상처만을 남기고 그 삶 또한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아픔에 온 가슴이 멍들고 헐어도 이별을 감내할 수 있는 사랑, 기다려야 할 때 인내심 있게 기다릴 수 있을 때 비로소 사랑은 우리에게 미소 짓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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