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여자가 된 날(The Day I Became A Woman, Roozi Khe Zan Shodam )
감독: 마르지예 메쉬키니/ 이란/ 드라마/ 78분/ 2003.10
제 1화 : 하버
아홉살 생일, 정오가 되면 이란의 여자아이는 여자가 된다.
정오는 한시간 남았다.
그 시간이 어떤 의미인지 모른 채 남자친구와 아쉽게 아쉽게 논다.
나무 그림자가 사라질 시간, 9살 하버는 남자친구를 만나서도 안되고 함부로 돌아다녀서도 안된다.
챠도르를 쓰고 엄마의 손에 끌려가는 하버, 그저 저녁밥을 먹으러 가는 폼이다.
제2화 아후
아후가 자전거 페달을 밟고 가는 도로 옆으로 말을 탄 남자들이 쫓아온다.
남편과 오빠,
"네 인생의 거울을 깨지 말라"
"네 삶으로 돌아와라"
"이혼을 하게 될거다."
도로 옆으로는 푸른바다가 이어져있고 들판에서는 말을 달리고 있는 사람들이다.
아후는 말하지 않고 페달만 밟는다.
결국 도로 앞을 막아선 남편과 오빠에 의해 자전거에서 내리게 되었다.
제3화 편에 나오는 여자들의 말을 전해 들으면,
여자는 남편을 따라 간 것이 아니라 다른 여자의 자전거를 빌려서 탔단다.
자전거를 타고 갔다.
제3화: 후라
후라는 미망인이다. 평생을 사는동안 제 뜻대로 뭘 사 본 적이 없었다.
후라는 손가락에다 살 물건들을 적어서 묶어두었다.
남자아이들을 고용해 손가락에 써 주었던 실을 풀어 물건들을 사모은다.
바닷가에 쇼핑한 물건을 차려놓고 차를 마신다.
하얀 쉬폰드레스와 새로 산 물건들을 실어 바다를 건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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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 이야기는 조용하다.
강물이 흐른다해도 이정도보다는 시끄러울 듯 싶다.
여자로 되는 날
9살이 되어 여자가 되는 날
자신이 좋아하는 자전거를 타기 위해 이혼을 해서 여자가 되는 날
남편이 죽어 자유로운 삶을 살기 시작한 날.
결코 다르지 않다.
곰곰
곰곰
내가 여자가 된 날을 손꼽아 보아야겠다.
어쩌면 잊어버리고 그냥 산 것 일 수도 있다.
진정 여자라면,
그 여자라면,
국어사전과 백과사전에 나오는 여자라면 난 그 여자에 만족한다.
하지만
시, 소설, 영화, 미술에 나오는 여자.... 난 그여자가 되고 싶지 않아
자전거가 필요해.
도망!
이란 영화는 잔잔하고 자연스럽다.
과장할 필요가 없이 그들이 보여주는 삶 자체가 우리에게 철학이 되는 독특한 그들의 문화.
철학을 하게 만드는 그들의 영화.
몇 편 더 볼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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