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어떤 공간 밖으로 나간다는 것은 거의 공포수준입니다.
첫만남부터 그랬습니다.
공항에서 짐을 찾아서 환전소로 가기도 전에 첫대면을 하는 사람들이 소위 '삐기'들입니다.
택시삐기입니다.
그들이 택시기사가 아니고 삐기인 이유는 단 한 가지, 사기를 치기때문입니다.
막강세력입니다.
상상초월입니다.
인도의 경제를 움직이는 사람들일 것입니다.
움직임이 경제관계임을 뼈저리게 느낍니다.
마치 물물교환의 시기처럼 무엇과 무엇을 바꾸는데 끊임없이 흥정을 해야 합니다.
오토릭샤를 예로 듭니다.
"오토릭샤 타세요. 어디까지 가세요.?"
"... 갑니다. 얼마예요?"
"50루피."
(이 경우 저의 사전지식에 의하면 15루피정도의 거리입니다.)
"너무 비싸요.(이때 선배들의 조언에 의하면 3분의 1가격에서 시작하라고 합니다. 그래도 떨려서 )20루피에 가요."
"안돼요 그럼 40루피"
"비싸요. 20루피."
"그럼 30루피."
"비싸요. 20루피 아니면 안돼요."
하고 돌아서서 갑니다. 이 경우 90퍼센트는 다시 잡습니다. 그리고 20루피에 갑니다.
때로는 그 옆에 몰려든 수많은 릭샤들끼리 담합을 합니다.
다른 릭샤에게 물어도 모두 30루피라고 말합니다.
이때 과감히 돌아서서 10미터쯤 가면 그 중 맘 약한 릭샤왈라가 다가와 20루피에 가자고 합니다.
그것이 끝이 아닙니다.
싸이클 릭샤의 경우 이와 똑같은 경우로 실갱이를 했어도, 목적지까지 다 와서 땀을 닦으며 힘들다면서 더 달라고 합니다.
정말 끝도 없습니다.
그럴 경우 생각을 합니다.
우리 돈으로 얼마된다고 이걸가지고 힘들게 사는 사람과 실갱이를 한담!
그런데요. 20루피가 공정가격이 아니라는 겁니다. 15루피의 거리인 것이지요.
물건을 살때도 똑같습니다.
너무 더워서 인도바지를 사기위해 옷가게로 갔습니다.
정말 위의 사정과 하나도 틀리지 않습니다.
250루피라면서 실크라면서 .... 주인이 들이대고 있었습니다.
마침 인도여행을 한 달간 마치고 한국으로 들어가신다는 아주머니 한 분이 그 가게로 들어오셨습니다.
250루피라고 말하는 주인을 보더니, 한국말로 '사깃꾼' 그러더니 100아니면 절대 사지 말라고 하십니다.
계속 100을 부르라고 코치를 하십니다.
그리고 안된다고 펄펄 뛰는 주인을 보자 나가는 시늉을 하라는 것입니다.
놀랍게도 잡더니 100루피를 달라고 합니다.
그럼 이 옷의 정말 가격은 얼마일까요.
손수건을 사러 노점에 갔습니다.
한장에 얼마냐니까 20루피랍니다. 그런데요. 벌써 인도에 온 지 일주일이라서요.
시장조사 끝냈더랬습니다. 네 곳을 미리 가보았는데, 처음 10루피부터 20루피까지 ... 그렇지만
돌아서면 5루피입니다. 모두들 5루피에서 멈췄습니다. 그럼 그 손수건의 원래 가격은 5루피입니다.
전 그 손수건을 5루피에 샀습니다.
악다구니를 써서라도 제 값을 주고 물건을 사는 것이 원칙이긴 합니다.
물건 하나 사는 것이 너무 피곤한 일이 되었습니다. 무서운 일이지요.
치약을 하나사도 두배 세배부터 시작하는 인도사람들,
그렇게 팔려고 하는 사람들이 가만히 있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모조리 길앞으로 나와 길을 막고 호객을 하지요. 삐기를 합니다.
숙소를 나오자면 큰 숨을 들이키고 정신을 가다듬어야 합니다.
길에는 소똥 개똥이 널려있고
사람들은 헬로우 하면서 이리 저리 부르고, 아이들 삐기는 졸졸 끝도 없이 따라 다닙니다.
그리고 갓난아이를 안은 여자들은 작은 밥그릇을 들고 동냥을 다닙니다.
그들에게 처음에는 너무 독하게 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몇 번은 속고 사기당하고{뭐 크게 당한 것 아니지만, 나중에 알고 보면 바가지)...
사기를 당하지 않는 것은
모두가 사기를 당하지 않는 인도가 되는 것이 어쩌면 그들이 빨리 자립하는 길이 아닌가 하는
거창한 생각도 합니다.
왜냐면, 그들에게 몇 번 그렇게 당하고 나면 속으로 욕을 합니다.
'그러니까 너희들 평생 그러고 살지!'
혹은 그들이 다가올 때 마치 브라만이나 크샤트리아나 되는 것처럼 그들에게 함부로 대하는 저를 봅니다.
그들에게 따라 오지 말라고 소리치거나, 안 산다고 소리치거나, 안 가니까 저리 가라고 하거나.
난 그들의 계급단계로 보면 제 5단계인 불가촉천민인데도 말이지요.
제가 소리를 치면 그들의 표정은 재미있다는 듯이, 그것이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참 답답한 일입니다.
그래서 전 델리나 바라나시처럼 복잡한 곳을 피하려고 합니다.
델리에서 느낀 '삐기'들의 등살이나 아이들의 구걸은 시로 델리의 전체를 덮고 남을만 합니다.
바라나시에서도 마찬가지이구요.
이제 제가 물건을 사는 점포를 나름대로 정한 노하우가 있습니다.
어제는 바늘과 실을 사러 시장을 갔습니다.
바늘과 실이 20루피라는 군요. 두군데에서요.
그리고 몇 군데 더! (정말 실 바늘을 사는데도 이래야 하는건지, 그냥 20루피를 주고 살수는 없습니다. 바늘하나에 간단한 밥한끼값을 줄 수야 없지.)
시장 깊숙한 곳에 좀 나이가 든 하얀 룽기를 한 벌 입으신 가게에서 전 4루피를 주고 샀습니다.
기분좋게 샀습니다.
그리고 노트를 파는 곳에서도 한 번 경험했습니다.
인도에는 '바이샤'라는 상인 계급이 있습니다.
아마 이 분들이 그 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제가 만난 몇 몇 분들은 저절로 '바이샤'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어제 이사간 뿌자게스트하우스의 레스토랑에서 일하고 있는 12살의 아이는
제게 올 때마다 영어의 문법에 맞춰 이야기 하려고 최대한 노력합니다.
그 아이의 앞을 지나다보니, 아이가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보자고 하면서 책을 들여다 보니, 영어 사전이었습니다.
힌디어로 뜻이 풀이된 영어사전,
그 아이가 웃으면서 말합니다.
"넌 힌디어를 모른다. 난 영어를 잘 모른다."
그래서 저도 웃으며 말했습니다.
"난 한국어를 안다. 힌디어는 하나도 모른다. 영어는 잘 모른다."
아이가 웃으며 다시 대답합니다.
"난 한국어를 하나 안다. 안녕하세요."
나도 또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나도 힌디어를 하나 안다. 나마스떼."
그 아이와 저는 그때부터 친해졌습니다.
제 앞을 지날때마다 열심히 웃고 눈을 맞추며 지나갑니다.
레스토랑 건물아래 수많은 상가 앞에서는
수많은 삐기아이들이 지나가는 외국인들의 옷자락을 잡고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인도에서의 흥정은 정말 인도여행의 성패이기도 하지만,
그냥 지불할 수 없기에 피곤하고...
그렇게 지불하고나면 그것이 적정가격이 되고.. 다음 여행객은 호구가 되며, 그들은 그들의 바가지에 대해 점점 무감해질것입니다.
'삐기'만 없으면
소도 용서한다. 개도 용서한다. 원숭이도 용서한다. 도마뱀도 용서한다. 소똥도 용서한다. 바퀴벌레
도 용서한다.
ㅈ
첫만남부터 그랬습니다.
공항에서 짐을 찾아서 환전소로 가기도 전에 첫대면을 하는 사람들이 소위 '삐기'들입니다.
택시삐기입니다.
그들이 택시기사가 아니고 삐기인 이유는 단 한 가지, 사기를 치기때문입니다.
막강세력입니다.
상상초월입니다.
인도의 경제를 움직이는 사람들일 것입니다.
움직임이 경제관계임을 뼈저리게 느낍니다.
마치 물물교환의 시기처럼 무엇과 무엇을 바꾸는데 끊임없이 흥정을 해야 합니다.
오토릭샤를 예로 듭니다.
"오토릭샤 타세요. 어디까지 가세요.?"
"... 갑니다. 얼마예요?"
"50루피."
(이 경우 저의 사전지식에 의하면 15루피정도의 거리입니다.)
"너무 비싸요.(이때 선배들의 조언에 의하면 3분의 1가격에서 시작하라고 합니다. 그래도 떨려서 )20루피에 가요."
"안돼요 그럼 40루피"
"비싸요. 20루피."
"그럼 30루피."
"비싸요. 20루피 아니면 안돼요."
하고 돌아서서 갑니다. 이 경우 90퍼센트는 다시 잡습니다. 그리고 20루피에 갑니다.
때로는 그 옆에 몰려든 수많은 릭샤들끼리 담합을 합니다.
다른 릭샤에게 물어도 모두 30루피라고 말합니다.
이때 과감히 돌아서서 10미터쯤 가면 그 중 맘 약한 릭샤왈라가 다가와 20루피에 가자고 합니다.
그것이 끝이 아닙니다.
싸이클 릭샤의 경우 이와 똑같은 경우로 실갱이를 했어도, 목적지까지 다 와서 땀을 닦으며 힘들다면서 더 달라고 합니다.
정말 끝도 없습니다.
그럴 경우 생각을 합니다.
우리 돈으로 얼마된다고 이걸가지고 힘들게 사는 사람과 실갱이를 한담!
그런데요. 20루피가 공정가격이 아니라는 겁니다. 15루피의 거리인 것이지요.
물건을 살때도 똑같습니다.
너무 더워서 인도바지를 사기위해 옷가게로 갔습니다.
정말 위의 사정과 하나도 틀리지 않습니다.
250루피라면서 실크라면서 .... 주인이 들이대고 있었습니다.
마침 인도여행을 한 달간 마치고 한국으로 들어가신다는 아주머니 한 분이 그 가게로 들어오셨습니다.
250루피라고 말하는 주인을 보더니, 한국말로 '사깃꾼' 그러더니 100아니면 절대 사지 말라고 하십니다.
계속 100을 부르라고 코치를 하십니다.
그리고 안된다고 펄펄 뛰는 주인을 보자 나가는 시늉을 하라는 것입니다.
놀랍게도 잡더니 100루피를 달라고 합니다.
그럼 이 옷의 정말 가격은 얼마일까요.
손수건을 사러 노점에 갔습니다.
한장에 얼마냐니까 20루피랍니다. 그런데요. 벌써 인도에 온 지 일주일이라서요.
시장조사 끝냈더랬습니다. 네 곳을 미리 가보았는데, 처음 10루피부터 20루피까지 ... 그렇지만
돌아서면 5루피입니다. 모두들 5루피에서 멈췄습니다. 그럼 그 손수건의 원래 가격은 5루피입니다.
전 그 손수건을 5루피에 샀습니다.
악다구니를 써서라도 제 값을 주고 물건을 사는 것이 원칙이긴 합니다.
물건 하나 사는 것이 너무 피곤한 일이 되었습니다. 무서운 일이지요.
치약을 하나사도 두배 세배부터 시작하는 인도사람들,
그렇게 팔려고 하는 사람들이 가만히 있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모조리 길앞으로 나와 길을 막고 호객을 하지요. 삐기를 합니다.
숙소를 나오자면 큰 숨을 들이키고 정신을 가다듬어야 합니다.
길에는 소똥 개똥이 널려있고
사람들은 헬로우 하면서 이리 저리 부르고, 아이들 삐기는 졸졸 끝도 없이 따라 다닙니다.
그리고 갓난아이를 안은 여자들은 작은 밥그릇을 들고 동냥을 다닙니다.
그들에게 처음에는 너무 독하게 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몇 번은 속고 사기당하고{뭐 크게 당한 것 아니지만, 나중에 알고 보면 바가지)...
사기를 당하지 않는 것은
모두가 사기를 당하지 않는 인도가 되는 것이 어쩌면 그들이 빨리 자립하는 길이 아닌가 하는
거창한 생각도 합니다.
왜냐면, 그들에게 몇 번 그렇게 당하고 나면 속으로 욕을 합니다.
'그러니까 너희들 평생 그러고 살지!'
혹은 그들이 다가올 때 마치 브라만이나 크샤트리아나 되는 것처럼 그들에게 함부로 대하는 저를 봅니다.
그들에게 따라 오지 말라고 소리치거나, 안 산다고 소리치거나, 안 가니까 저리 가라고 하거나.
난 그들의 계급단계로 보면 제 5단계인 불가촉천민인데도 말이지요.
제가 소리를 치면 그들의 표정은 재미있다는 듯이, 그것이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참 답답한 일입니다.
그래서 전 델리나 바라나시처럼 복잡한 곳을 피하려고 합니다.
델리에서 느낀 '삐기'들의 등살이나 아이들의 구걸은 시로 델리의 전체를 덮고 남을만 합니다.
바라나시에서도 마찬가지이구요.
이제 제가 물건을 사는 점포를 나름대로 정한 노하우가 있습니다.
어제는 바늘과 실을 사러 시장을 갔습니다.
바늘과 실이 20루피라는 군요. 두군데에서요.
그리고 몇 군데 더! (정말 실 바늘을 사는데도 이래야 하는건지, 그냥 20루피를 주고 살수는 없습니다. 바늘하나에 간단한 밥한끼값을 줄 수야 없지.)
시장 깊숙한 곳에 좀 나이가 든 하얀 룽기를 한 벌 입으신 가게에서 전 4루피를 주고 샀습니다.
기분좋게 샀습니다.
그리고 노트를 파는 곳에서도 한 번 경험했습니다.
인도에는 '바이샤'라는 상인 계급이 있습니다.
아마 이 분들이 그 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제가 만난 몇 몇 분들은 저절로 '바이샤'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어제 이사간 뿌자게스트하우스의 레스토랑에서 일하고 있는 12살의 아이는
제게 올 때마다 영어의 문법에 맞춰 이야기 하려고 최대한 노력합니다.
그 아이의 앞을 지나다보니, 아이가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보자고 하면서 책을 들여다 보니, 영어 사전이었습니다.
힌디어로 뜻이 풀이된 영어사전,
그 아이가 웃으면서 말합니다.
"넌 힌디어를 모른다. 난 영어를 잘 모른다."
그래서 저도 웃으며 말했습니다.
"난 한국어를 안다. 힌디어는 하나도 모른다. 영어는 잘 모른다."
아이가 웃으며 다시 대답합니다.
"난 한국어를 하나 안다. 안녕하세요."
나도 또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나도 힌디어를 하나 안다. 나마스떼."
그 아이와 저는 그때부터 친해졌습니다.
제 앞을 지날때마다 열심히 웃고 눈을 맞추며 지나갑니다.
레스토랑 건물아래 수많은 상가 앞에서는
수많은 삐기아이들이 지나가는 외국인들의 옷자락을 잡고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인도에서의 흥정은 정말 인도여행의 성패이기도 하지만,
그냥 지불할 수 없기에 피곤하고...
그렇게 지불하고나면 그것이 적정가격이 되고.. 다음 여행객은 호구가 되며, 그들은 그들의 바가지에 대해 점점 무감해질것입니다.
'삐기'만 없으면
소도 용서한다. 개도 용서한다. 원숭이도 용서한다. 도마뱀도 용서한다. 소똥도 용서한다. 바퀴벌레
도 용서한다.
ㅈ
'見聞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라나시 이야기2 (0) | 2006.06.11 |
---|---|
불운을 밟을까 조심해서 걷는다 (0) | 2006.06.10 |
바라나시 이야기 (0) | 2006.06.08 |
인도에서 기차타기 (0) | 2006.06.08 |
지금은 바라나시입니다 (0) | 2006.06.0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