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종기도(고흐 오델로 1880)
만종(밀레 1857-1859)
고흐가 처음 그림공부를 시작할 때 표본으로 삼은 화가가 밀레라고 한다.
미술에 관한 교육을 받은 적이 없던 고흐는 목사가 되기 위한 공부를 포기하고
화랑에서 일하며서 그림을 공부하기 시작한다.
그가 선택한 방법은 밀레의 그림을 따라 그리는 것이다.
아마 고흐도 자신이 밀레처럼 가난한 화가로 살게 될 것을 예감했었나보다.
그들은 시골에서 가난하게 살면서 이웃들의 모습을 내내 그리며 살아간 것을 보면
취향에 따라 삶도 비슷한 게 아닌지 모르겠다.
고흐가 밀레를 따라 그리기 한 것중에서 채색까지 한 것은 '낮잠 자는 농부' 정도이고
나머지는 테오에게 보낸 편지나 드로잉화로 남아있다.
밀레의 만종을 드로잉한 고흐의 그림을 보면,
평화로움은 밀레만 못하지만, 그들의 노동에 대해서는 좀 더 생각하게 된다.
더 넓어보이는 땅
그리고 골골이 김매기를 한 흔적들.
기도하는 두 사람의 가늘고 긴 목
멀리 나는 새의 흔적
부부사이에 좀 멀찍이 떨어진 바구니를 보면 평화로움을 그렸다기 보다는 수고로움이 느껴진다.
화가들 중 인간에 대한 연민이 가장 많이 느껴지는 화가, 고흐가 그림 연습을 하고 있다.
아래 보이는 편지는 동생 테오에게 물감과 캔퍼스를 부탁하며
시를 뿌리는 사람을 드로잉연습한 것이다.
그가 그림에게 점령다했음을 보여준다.
고흐가 테오에게 보낸 편지의 대부분은 스케치가 있다.
그리고 그림에 대해 테오의 충고를 받고 싶어한다.
이미 밀레의 그림을 아는 테오에게 자신의 부족한 점을 충고받고 싶었을 것이다.
열심히 그림을 그린 화가 고흐. 죽을때까지 그림을 놓치지 않은 화가 고흐를 간만에 그리워하면서.......
고백: 사실 고흐의 그림을 생각한 것은 어느 의류회사에서 사은품으로 주는 맥주컵때문이다.
그 맥주컵에는 고흐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고흐그림이다."
그렇게 말하곤 다신 그 컵에 대해서 언급하지 못했다.
맥주컵과 그리 어울리지 않아서였다. 그 시대에 고흐가 세상과 어울리지 않았듯
맥주컵과 고흐의 사이프러스나무가 너무 어울리지 않았다.
컵에 그려진 그림이 아니라 파일그림이라도 다시 보고 싶었다.
가글하는 느낌으로 말이다.
그의 드로잉을 보고나서 역시 고흐다.
고흐는 지금 연습 중. 자꾸 그림을 그리는 연습을 하고 있는 중
고흐의 드로잉을 보면서 나도 누군가를 따라 해보고 싶어지는 걸.
고흐,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1888)
밀레, 씨뿌리는 사람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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