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로 가는 배에서...(2006.4)
바다에의 열망
존 메이스필드 (John Masefield, 1930-1967)
나는 아무래도 다시 바다로 가야겠구나. 그 호젓한 바다와 하늘로 가야겠구나.
높다란 배 찬 채와 지향할 별 하나와,
돌아치는 키바퀴, 노래하는 바람, 흔들리는 흰 돛이 있으면 나는 그만이어라.
잿빛 바닷 노을, 잿빛 틔어 오는 새벽이 있으면 나는 그만이어라.
흐르는 조류의 부름은 어쩌지 못해 미칠 듯 쟁쟁히 울려오는 부름.
나는 아무래도 다시 바다로 가야겠구나.
흰구름 나부끼는 바람부는 하루와
흩날리는 물보라, 쓸리우는 물거품 그리고 울음 우는 갈매기가 있으면 나는 그만이어라.
나는 아무래도 다시 바다로 가야겠구나. 떠도는 집시의 신세로.
갈매기가 가고 고래가 가는 길 바람이 칼날 같이 거기를 나도 가야겠구나.
껄껄대는 친구놈의 신나는 이야기와
이윽고 일이 끝난 뒤 곤한 잠과 구수한 꿈이 있으면 나는 그만이어라
항상 바다를 꿈꾸게 된다.
꿈을 이룬 뒤에도 다시 똑같은 꿈을 꾼다.
바다가 오늘 내게 꿈이다.
영국계관시인 존 메이스필드의 바다시 한 편 더!
바다를 그리는 열병에
걸렸다네
다시 한번
나는 바다로 떠나야하네.
외로운 바다와 하늘이 내게 손짓하네.
내게
필요한 것은 다만
높은 돛단배와
방향을 잡아줄 별이라네.
둥근 키를 잡는 쾌감,
노래를 불러주는 바람,
춤추는 흰
돛,
수면에 낮게 깔린 옅은 안개,
어두움을 깨치는 여명을 그리며 떠나네.
다시 한번
나는 바다로
떠나야하네.
물결치는 파도가 부르고 있네.
거부할 수 없는 강하고 분명한 부름이라네.
내게 필요한 것은 다만
흰 구름
떠가는 바람 부는 날.
부드럽게 퍼지는 물안개,
파도가 그린 포말,
갈매기의 울음소리가 부르고 있네.
다시
한번
나는 바다로 떠나야하네.
유랑하는 집시의 삶을 향해 떠나네.
예리한 칼날처럼 바람이 살을 에는
갈매기와 고래가 이끄는
방랑의 여정을 떠나네.
내게 필요한 것은 다만
방랑자에게서 듣는 즐거운 허풍이라네.
긴 환상의 여정이 끝나면
조용히 잠들어
달콤한 꿈을 꾸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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