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마가편(走馬加鞭)
방금 전화가 왔습니다. 친구입니다.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한다는 사자성어가 뭐니?"
"몰라."
"왜 너도 몰라?"
"잠깐 찾아볼께."
"......"
"주마가편, 달릴주 말마 더할가 채찍편, 근데 왜?"
"갑자기 생각이 안 나서... 알았어."
"......"
그렇구나, 주마가편이라는 말이 있었구나.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한다? 좋은 말인가? 나쁜 말인가?
직관을 믿는 나이지만, 순간적으로 생각해도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모르겠다.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한다는 것이... 잘 모르겠다.
생각해보기로 한다.
주마가편(走馬加鞭)[명사](달리는 말에 채찍질한다는 뜻으로)
'열심히 하는 사람을 더 부추기거나 몰아침'을 이르는 말
그럼 지금부터 주절거림으로 들어갑니다.
하나.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기
달리는 말이라는 것은 말이 달린다는 것은 할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제 할일을 잘하고 있는 말에게 채찍을 친다.
이 때 채찍이라는 것은 우리가 말하는 매나 처벌이라는 의미보다는 격려라는 의미에 가깝다.
달리는 말과 대화하는 방법은 채찍 뿐이다.
잘하라고 격려는 해준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한다는 것은 제 할일을 잘해나가고 있는 사람에게 칭찬과 격려를 더하여 정말 더 잘 할 수 있도록 적극 밀어준다는 뜻이다.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면 참 좋은 뜻이네.
그런데 말이지. 사람은 말과 다른데 문제가 있다.
말은 한가지의 성품을 갖고 있지만, 사람이라는 동물은 기상천외하고 가지각각이다.
가지각각인 인간에게 말과 같은 공식을 대입한다? 문제가 되겠다.
그래서!
둘. 쬐끔 틀어보기
잘 달리고 있는 말에게 채찍으로 말을 건다.
헷갈린다,
"뭐요?" 하고 돌아다보고 무슨 말을 하나 하고 생각해보고 그러느라 보면
달리는 속도가 느려진다.
그럼 채찍이 또 말을 건다.
그럼 또 말이 돌아다본다.
'내 위에 타고 있는 주인이 하는 말을 잘 들어야지.'
하는 착한 마음으로 자꾸 고개를 돌린다.
에고!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다. 잘 달리는 말이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만다.
이거, 좀 생각해보아야 한다.
이 경우 "그때 그때 달라요." 말과 주인이 교감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이다.
말과 주인이 필이 통하는 사이가 아닌것이다. 자꾸 되묻는다. "뭐요? 그게 무슨 뜻이예요?"
이 경우 시간이 필요하다.
격려와 칭찬도 좋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서로 통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
말하자면 서로가 이해가 되어야 한다.
돌아다보지 않고도 채찍의 필로만으로도 주인이 무엇을 말하는지
여전히 달리면서 알아들을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이런 말도 있다. 아니 이런 사람도 있다. 주인이 성격이 급하거나 말이 좀 필이 느리거나. 이것은 다그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결별하던지 알아들을 때까지 기다리던지. 상대을 파악하는 일이 중요하다.
그럼 더 틀어보자.
셋 마구 틀어보기
말이다. 말이 혼자 결정하는 것을 좋아하는 말도 있다.
누군가의 간섭을 받지 않고 그냥 두면 잘 하는 말이 있다.
아주 독립심이 강하지.
그리고 책임감 혹은 주인의식이 강해서
스스로 결정하고 판단하면 더욱 일을 잘하는 태양형의 말이 있지.
그 말에게 채찍을 ? 이건 쥐약이다. 이 말의 문제는 말로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다.
누군가를 태우고 다니는 운명으로 태어난 것이 첫번째 문제이다.
스스로 독립된 개체로 살아야하는 말이다. 그런데 누군가를 위해 일을 하는 말로 태어났다.
그렇다면? 이 상태에서 문제를 해결해야한다.
그냥 운명이라고 채찍을 맞으며 사는 것은 이 말에게는 칭찬과 격려? 절대 아니다.
그저 채찍일 뿐이다.
이 말은 주인의 역할이 무엇보다 크다. 이런 말은 정말 일을 잘 할 것이다.
맡겨야 한다.
입헌군주제를 도입해야한다.
말의 주인은 왕의 자리를 차고 앉아 편안히 기다리고,
말은 열심히 최선을 다해 나라를 다스리면 된다.
그럼 환상이겠지.
만약 주인이 난 그런 무늬만 인것은 싫어! 하는 말과 똑같은 성향을 가진 인간이라면
둘 중에 하나는 죽어야 한다.
이것이 운명이다. 떠나야지 뭐! 둘의 행복을 위해서.....
자 그럼 이제까지 좌로 틀었다고 치자,. 그럼 이번에는 오른쪽으로 틀어보자.
난 약하디 약한 말이예요. 한 대만 맞아도 아파요....
넷, 열외 세우기
이 말은 곱디곱게 자라서 한 대만 맞아도 아파서 죽어요.
다른 말들은 잘한다고 머리를 쓰다듬는 것인데 이 말은 좀 과장되게 말해서
머리를 쓸어주면 머리카락이 다 빠진다.
엉덩이를 두드려주면 엉덩이에 멍이 시퍼렇게 든다. 과장이라구요?
그런 말 못 보셨어요? 아니 그런 사람 못 보셨어요? 진짜 있는데...
그런 말에게 갈귀를 다 빠지게 할 수 없잖아요.
그런 말의 엉덩이를 시퍼렇게 만들 수 없잖아요.
그런데 개도 말은 말인데 인생이 불쌍하니까 달리게는 만들어줘야지요.
그럴때 정말 주인을 잘 만나야지요.
주인만 잘 만나면 인생역전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까요.
좀만 연습하고 좀만 계획적인 트래이닝을 받으면, 약골에서 벗어날 수는 게 된다.
최고야 가지 않겠지만, 말의 꼴로 살아갈 수 있게 된다.
훌륭한 재목으로 훌륭하게 일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아닌 것으로 시작하여 남만큼만 살게 하는 것.
그것이 이 열외 말의 최고목표치이다.
네가지 말이야기.
난 어느 말일까?
그건 나만 안다,.
말과 주인과의 관계. 말과 채찍과의 관계 그때 그때 다르다.
난 어떤 주인을 만났고, 난 어떤 말일까?
지금 살고 있는 2006년은 어떤 성향의 주인이며, 난 그 주인을 만났을때 어떤 말이 되는걸까?
주인에 따라 바뀌는 카멜레온적 말! 난 내가 그런 것 같다.
option
주마가편을 보다가, 한유의 잡설에 나오는 천리마 이야기가 있어서 옮겨보았다.
이 이야기도 생각하게 하는 것이 있어 옮겨보았다.
해석이 하도 어렵게 되어있어서, 아주 단순버전으로 옮겨보았다.
1)韓愈의 雜設
世有伯樂然後에 有千里馬하니
세상에는 백락(伯樂)처럼 말을 잘 보는 사람이 있은 후에야 천리마가 드러나는 것이니,
千里馬는 常有로되 而伯樂은 不常有라.
천리마는 항상 있는 것이지마는 백락(伯樂)은 항상 있는 것이 아니다.
故로 雖有名馬나
그러므로, 비록 훌륭한 말이 있다 하더라도
只辱於奴隸人之手하여 死於槽之間이요
한갓 노예의 손에 들어가 욕되게 살다가 여느 말들과 같이 구유와 마판 사이에서 죽어 간다.
不以千里稱也라
그리하여 천리마라는 이름을 듣지 못한다.
馬之千里者는 一食에 或盡粟一石이어늘
말이 하루에 천리를 달리는 것은, 한 끼에 때로는 곡식 한 말을 먹거늘,
食馬者가 不知其能千里而食也하니
말을 먹이는 사람이 천리마인 것을 알아보지 못한채 여느 말 먹이듯 하니,
是馬가 雖有千里之能이나 食不飽하면 力不足하여 才美不外見이라.
이 말이 비록 천리를 달리는 재능이 있으나, 배불리 먹지 못하면 힘이 부족하여 그 훌륭한 재주가 겉으로 드러날 수가 없다.
且欲與常馬等이라도 不可得 이니 安求其能千里也리오.
이럴 바엔 차라리 보통 말들과 똑같이 먹고 일하기를 바라도 그것도 하기 어려우니,
그런 걸 어떻게 천리의 먼 꿈을 그련들 볼 수 있으리오.
策之不以其道하며 食之不能盡其材하며 鳴之不能通其意하고
채찍질을 하더라도 천리마를 다루는 방법으로 다스리지 않고 먹이니,
천리마의 재능을 마음껏 떨쳐볼 수도 없다며 울부짖으며 뜻을 전하였으나 통하지 않고,
執策而臨之曰『天下에 無良馬』라하니 嗚呼라 其眞無馬耶아 其盡不識馬耶아.
말의 주인이 채찍을 들고 다가와 하는 말이, '세상에 좋은 말이 없다!' 고 한탄을 하니,
슬프다! 세상에는 참말로 좋은 말이 없는 것이냐? 좋은 말을 알아볼 사람이 없는 것이냐?
주위를 돌아보시라.
혹 천리마가 비실비실 말라가고 있을 수도 있다.
내 옆의 천리마, 그를 알아보면 난 백락이 되는 것이다.
다시 option
평범과 비범
백락은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명마를 감별하는 방법을 가르쳤고,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평범한 말을 감별하는 방법을 가르쳤다.
왜?? 뛰어난 말은 그리 흔한 것이 아니어서 어쩌다 겨우 한 두마리가 있을 뿐이므로
말을 감별하여 생계를 유지하기가 어렵지만,
평범한 말은 그 수가 많아 매일 매매가 이루어지므로 말을 감별하는 것으로도
생계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by 韓非子
........ '처세술의 대왕' '한비자'다운 방법이다.
'잘 먹고 잘 살고자 하는 사람 한비자를 읽어라.'띄엄띄엄 읽어서리^^::
또다시 option
기복염거(驥服鹽車): 驥천리마 기, 服옷 복, 鹽소금 염,車수레 거
진나라 목공 때, 좋은 말을 잘 골라내는 손양(孫陽)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사람들은 모두 그를 백락이라 불렀다.
어느 날, 그는 외출을 하였다가
, 말 한 마리가 소금 수레를 끌고 언덕 위를 오르고 있는 것을 보았다.
늙은 말은 무거운 수레를 끌고 가파른 언덕을 오르다가
결국 길옆에 넘어져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백락이 다가오자, 늙은 말은 더 큰 소리로 울며, 백락의 주의를 끌었다.
백락은, 이 말이 전쟁터를 종횡으로 누볐을 좋은 말이었지만
너무 무거운 수레를 끌다가 이렇게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백락은 말에게 다가가 그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말은 눈물을 흘렸다.
백락은 자신의 옷으로 말의 눈물을 닦아 주며, 말의 등에 덮어 주었다.
그 말은 다시 일어나서 콧김을 몇 번 내뿜으며, 눈물을 머금은 채 한참동안 백락을 바라보았다. 하늘을 쳐다보며 길게 울부짖은 후,
천천히 수레를 끌며 다시 언덕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by 전국책(戰國策)
...........아무리 훌륭한 자질을 가지고 태어났더라도,
그 쓰임이 맞지 않는 곳에 있으면 빛을 발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적재적소에 쓰여야 한다는 이야기겠지.
자신의 발밑을 보자. "여긴 내 자리인가?" 옆 사람에게 물어본다. "여기 내 자리 맞아요?"
..........공자는 이와 비슷한 말을 하였다. 군자지대보 위야(君子之大寶位也).
큰 일을 할 수 있는 군자에게 보물과 같이 중요한 것은 그 사람에 합당한 직위이다.
공자자신은 그 합당한 지위를 받지 못해서 전국을 떠돌았다.
방랑자의 신세였지. 누가 그를 알아볼 수 있었겠어?
또 다시 또 option
백락(伯樂)이란 사람은 말(馬)을 알아보는 데에 천하에서 첫째다.
그러나 백락은 말을 죽이고 있는 것이다.
말의 발굽을 깎고 갈기를 끊고 마구 간에 가두어 둔다.
이렇게 해서 열 필(匹) 중에 세 필은 죽는다. 또한 말을 훈련하고 말에 장식을 한다.
이렇게 해서 열 필 중에 다섯 필은 죽는다.
어떤 일이나 너무 인위를 가하게 되면 그 해가 많은 것이다.
자연 그대로 맡겨 두는 것이 좋다.
- by 장자
백락이란, 사람!
그에 대한 이야기가 분분하군!
말을 잘 알아보고, 말을 잘 다루고, 말에 대해선 1인자인 것은 분명한데,
장자가 한 말을 들어보자.
장자는 백락은 초원에서 잘 놀고 있는 말을 데려다가 말을 묶어두고는 채찍과 구유를 함께 두고
백락의 말을 잘 들으면 구유의 여물과 물을 주고,
말을 듣지 않으면 채찍을 맞으며 물을 마시지도 못하게 했다한다.
그러니 견디지 못하는 말은 죽을 수 밖에, 그리고 견딘 말도 숨이 끊어져 가더라고
먹기 위해 마시기 위해 달리고 또 달린다.
그런데 사람들은 백락의 말을 명마라하고 믿고 산다는 것이다.
백락은 말을 다루는 법을 사람들에게 말했을 것이다.
명마?가 되기를 원하는 삶, 그것도 인위이며, 명마를 우대하는 삶도 인위이며,
장자는 자연 그대로 초원에서 놀았을 말이 가장 행복했을 것이라 말한다.
..................갑자기 황희정승이 생각나는군! 니 말도 맞다 니 말도 맞다 다 맞는 말이구만....
마치 꼬리를 무는 ??을 하는 느낌이다.
친구의 한 통 전화에 참 많은 것을 만났다.
오늘은 주마가편으로 시작했지만, 그 끝은 사람의 쓰임으로 끝을 맺는다.
혹 필이 꽂히면 꼬리를 계속 물 수도 있다.
ㅋㅋ
,
'새겨듣는 曰(왈)'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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