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정면을 찍으세요!"
찻집 창문으로 보이는 등을 찍고 싶었다.
이리 저리 대어보고 있는데
할아버지 한 분이 나에게 말을 거신다.
"뭘 찍어요?"
"저 불빛들요."
"근데 왜 여기서 찍어요?"
"......"
"정면을 보고 찍으세요. 난 사진 찍는 사람인데..."
그리고 한 20분간 길에서 사진 강의를 하신다.
그냥 디카 하나 들고 놀고 있는 나로서는 진지한 강의가 겨웠다.
"그냥 찍는건데요?"
"그냥이 어딨어요."
아무튼 그 분이 말씀하신대로 정면을 보았고, 사람을 기다렸다.
그러고보니, 정면승부를 한 적이 별로 없었던 듯 하다.
빨간 자켓을 입은 외국인 부부를 보자,
문득 생각나는 장면이 있다.
신미식사진작가의 사진 중에 빨간 후드 티를 입은 중년의 사진
그리고 함께 늙어가는 캐나다 노부부의 사진
이 두 개의 사진을 붙여놓은 듯한 외국인을 찍었다.
그저 두 사진의 합성인 듯 싶어서......
호기심
원해서 들여다보는 것일까?
아님 거기 있으니 보는 것일까?
살 맘은 있으면서 보는 것일까?
그냥 구경만 하고 갈 생각일까?
시간을 떼울 생각일까?
만남
내가 좌판 위에 물건이고, 나를 보고 있는 사람들은 이 중 어떤 사연으로 나를 보고 있지?
물어볼까?
"뭐세요?"
여자: 저의 꽃같은 사랑을 드릴께요.
남자: 그럼 난 그 값을 치르겠소.
그들은 인사동 담벼락에 기대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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