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見聞錄

곁길 그리고 미등

by 발비(發飛) 2006. 4. 10.

 

 

북촌길을 걸었다.
 
곁길이다.

아래로는 승용차들이 헤드라이트와 미등을 켜고 달리고 있다.
난 도로 옆으로 난 좁은 곁길을 걸어간다.
차들보다 느리게...

차들은 빨간 신호등에 서 있다가 신호가 바뀌자
내가 걸어가던 곁길옆으로 쌩하니 바람을 일으키며 달린다.

미등이 반짝인다.
내 등에도 미등하나 달았으면 싶었다.

곁길이지만 나도 움직이고 있음을 누군가는 봐주었음 싶은 날이었다.

바람은 차다
그 바람에 빨간 미등을 켠 차들이 탁한 바람을 보태며 지나간다.

뒤를 돌아보았다.
내 뒤로 아무도 없는데... 혹 저 멀리서 걸어오는 이라도 있다면.

당신과 같은 길을 가는 사람
"이 앞에 있소" 하고 미등 하나 반짝 켜두고 싶었다.

곁길을 걸으며 난 차에 달린 미등이 부러워 한참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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