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부지와 함께 하는 동안 난 세끼를 다 먹었다.
배가 꺼질 틈이 없이 먹는다.
상상허기...배고프다.
알바하고 돌아오는 전철
"다음역은 혜화역....."
충동적으로 내렸다.
허기증을 달래기 위해 '이음아트'를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며칠이나 지났다고 대학로가 낯설다.
그런데
숨이 쉬어진다.
이음아트 계단을 내려가며 지하로 뚫린 창을 들여다 보았다.
테이블 여기 저기 두 무더기의 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서점인데 사람들이 테이블에 앉아 있는 모습이 자연스럽다.
주인도 객도 없이 그렇다.
책들이 가득하다.
내가 언제 그리 책들을 사랑했다고...
아니, 난 책의 활자를 사랑한다기 보다 책을 만지는 것을 좋아한다.
거칠은 종이의 질감이 좋고
칼날처럼 매끄러운 질감이 좋고
한 장의 종이 위에 온갖 멋을 낸 표지를 구경하는 것이 좋다.
다시 오지 못할 것처럼 몇 권의 책을 무리해서 샀다.
1. 그리고 사진처럼 덧없는 우리들의 얼굴. 내 가슴
존 버거/열화당
존 버거에 열중하려고 한다.
읽기가 그리 녹녹지는 않지만, 그의 지적이면서도 따뜻한 문장이 날 힘들게 하지만,
이상형은 언제나 높이 있다.
다른 책에서 보다 그의 내면으로 좀 들어갈 듯 싶어 침투하고자 한다.
전투 준비가 되었다.
2. 여기, 우리가 만나는 곳
존 버거/ 열화당
존 버거... 이번엔 소설이다.
이거 천기누설이다.
"서점주인에게 책을 선물 받은 사람 있으면 손 들어 보세욤!"
"나!"
몰래 주셨는데... 감동 먹었읍니다.
존 버거가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소설로 풀어 쓴 것이라네.
그의 소설을 읽을 생각을 하지 못했건만, 그는 내게 사실이니까..
그가 만든 허구의 세상
꿈꿀 준비가 되었다.
3. 여행의 책
베르나르 베르베르, 열린책들
난 이 사람의 책을 ... 별로다.
하지만, 난 그의 최면이 필요했다.
그의 자신감있는 어투에 최면이 걸려 넋을 잃고 싶다.
최면에 걸릴 준비가 되었다.
4. 랑데부
존 버거/동문선
역시...존 버거
그림을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사진을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저 배운 것없이 좋아하기만 하여... 못내 ... 배운 사람은 어찌보나 그것이 궁금하다.
그림과 사진을 만나 어찌 사귀는가 ....
훔쳐 볼 준비가 되었다.
5. 지리교사들 남미와 만나다
지리교육연구원/ 푸른길
내가 꿈꾸는 곳, 라틴... 남미.. 페루.. 칠레.. 불가리아... 마츄피추..소금사막..
그 곳을 보고 싶다.
남미에 관한 몇 권의 책을 샀지만, 사진외에 난 글에서 남미를 이해하긴 좀 어려웠다.
지리선생님들이 설명해주는 남미.
'사회과부도'처럼 간단하면서도 일생 알아야 할 길이 다 있을 것 같다.
떠날 준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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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빌려온 DVD다.
Le Fils(아들)2002
벨기에출신의 덴 형제감독의 프랑스 영화/ 칸 심사위원 특별상, 남우주연상
독일, 러시아 연방 /73 분/ 알렉산더 소쿠로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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