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리시즈 Ulisse / Ulysses (1955) 미국 이탈리아
마리오 바바, 마리오 카메리니 감독
커그 더글러스, 안소니 퀸, 실비나 망가노 주연
1. 눈 하나와 눈 둘
바다의 신 넵튠의 아들 외눈이 폴리피무스에게 잡힌 율리시즈
그는 포도주를 폴리피무스에게 먹여 술에 취하게 한 뒤 나무에 불을 붙여 눈을 멀게 한다.
사람은 누구나 눈을 두 개 가지고 태어났다.
하나의 눈은 거리감각을 가질 수 없게 하고, 거리감각이 없음은 공간감각도 없게 한다.
하나의 눈을 가진 폴리피무스
앞 일을 예측하지 못한다.
당장의 포도주가 달고 맛있다.
맛있는 포도주를 참지 못하고 마신다.
눈이 하나 달린 폴리피무스는 덩치가 큰 거인신이지만, 두 눈이 달린 인간을 이기지 못했다.
난 눈이 두 개 달린 인간이다.
사람은 누구나 눈을 두 개 가지고 태어난다.
하나의 눈을 가진 사람은 없지만, 하나의 눈을 가진 폴리피무스 같은 인간은 있다.
거리감각이 없어 멀고 가까움을 구분하지 못하는 인간.
2. 사이렌
율리시즈는 아내 페넬로페를 그리며 집으로 돌아가고자 한다.
노를 저어 간 섬에는 사람들의 해골로 가득하다.
율리시즈, 그의 부하들에게 왁스로 귀를 막게 하고 자신을 기둥에 묶으라고 한다.
자신이 어떤 명령을 하더라도 듣지 말라고 경고한다.
부하들은 듣지 않고 보지 않고 노만 젓는다.
율리시즈는 기둥에 묶인 채 신의 유혹을 받는다.
아내 페넬로페, 아들의 이름으로 신의 유혹을 받는다.
유혹에 넘어가 배를 세울 것을 명령한다. 이미 귀를 막은 부하들이 들을리가 없다.
사이렌과 함께 들리는 신의 유혹
넘긴다.
그리고 말한다.
"신은 잔인하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신은 장난이라고 말하지만, 분명 잔인하다.
신의 유혹에도 경고음은 항상 울렸던 듯 싶다.
3. 휴식
율리시즈는 마녀 서시의 유혹을 받는다.
서시는 아내 페넬로페의 모습을 하고 율리시즈가 섬에 머무르기를 바란다.
하룻밤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율리시즈,
푹신한 침대와 가벼운 옷, 편안한 시중... 그 안에서 스스로 벗어나기는 힘든 일이다.
그것을 아는 마녀 서시는 그에게 좀 더 편한 삶, 좀 더 편한 것들로 그를 머무르게 한다.
그 사이
가족과 그의 집으로부터 그는 멀어진다.
휴식이라는 것,
그것은 어쩌면 자신의 자리와 점점 멀어지게 하는 신의 유혹인지도 모를 일이다.
서시는 율리시즈에게 영원한 삶을 주겠다고 유혹한다.
율리시즈 떠나면서 말한다.
늙어 죽더라고 인간으로 최대한 용감하게 살면서 죽겠다.
두려움이 없는 삶을 주겠다고 유혹한다.
두려움은 용기를 맛보게 한다고 말한다
인간으로 살다가 가는 것
두려움이나 늙음, 약함, 그리고 그것들의 극복으로 얻는 보람으로 인간을 이야기한다.
정말 그럴까?
율리시즈가 말한 것처럼 불안으로 부터 용기를 배우는 것이고
용기는 보람찬 인생을 만들어준다는 말, 사실이길 바란다.
4.나의 자리
율리시즈는 처자가 있는 이타카섬으로 돌아간다.
거지의 모습으로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을 때 자신을 알아보는 것은 개 밖에 없었다.
주인이 없는 집은 주인이고자 하는 힘 있는 인간들의 집이 되었다.
힘이 있는 자
돈이 있는 자
또 뭐가 있는 자
내게 내가 없을 때 어떤 모양을 가진 것이 나의 모양을 대신하게 된다.
때로 돈, 힘 , 뭐 그런 것들
난 돈이 되고 힘이 되고....
율리시즈는 뒤늦게 돌아왔다.
나의 집에서 주인이 되고자 하는 것들을 내가 가장 잘 하는 것으로 물리친다.
내가 처음 했던 것.
내가 처음 인정받았던 것으로 다시 검증받는다.
처음
그 처음에 한 것이 가장 나스러운 것이다.
시간이 지나 다른 얼굴모양으로 다른 옷으로 다른 모습으로 변해있어도 내가 처음 가졌던 것은
고스란히 내게 남아있다.
율리시즈. 1955년에 만들어진 영화
마이클 더글러스의 아버지인 커크더클러스의 젊은 시절의 모습과
안소니퀸의 파릇한 모습을 보면서 푸웃! 웃으며 보았던..
그렇지만 율리시즈라는 주제를 가진 일련의 것들에게 흥미를 가지게 한 실마리가 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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