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살기 위해 떠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은 것이 새삼스럽다.
'제7의인간'이 존버거가 쓴 70년대 유럽이민이야기라면
이 영화 '인디스월드'는 2000년판 유럽이민이야기다.
그러고 보면 난민은 어디에나 언제나 있는 것이다.
세상의 궂은 일은 항상 존재하고 궂은 일의 담당은 그 시대를 살아가는 가장 약자가 처리한다.
아프리카 흑인들이 그랬고
지중해 나라 사람들이 그랬고
아시안들이 그랬고
아프칸들이 그랬다.
시대가 만들어낸 약자.
강자가 변함에 따라 약자도 같이 구동되는 세상이다.
인디스월드... 이세상에는 그런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있지.
2002년 아프칸에서 미국이 막바지 정리작업을 할 때가 배경이다.
부모가 없는 자말과 아프칸들 중에서도 돈이 좀은 있는 사촌형 에냐아는 영국으로 밀입국을 계획한다.
파키스탄의 아프칸난민촌에서 이란, 다시 파키스탄, 터키, 이탈리아, 프랑스, 그리고 영국
그 길 6400킬로미터를 육로를 따라간다.
몇 개의 국경을 넘는 동안 밀입국 중계인들에게 이리저리 뜯기는 동안에도
잠시, 축구를 즐기는 어린 아이들이었다.
축구를 하는 자말과 에냐아를 볼 때 난 생각했다.
'사는 것은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닌데, 단지 공을 찰 골목길 하나만 있으면 되는 것인데.'
왜?
그걸 못하는거지?
트럭을 타고 버스를 타고 걷고 넘고, 비행기로면 몇 시간만에 갈 길이지만 말이다.
터키에서 인신매매에게 걸려 공장에서 착취당하고 다시 이탈리아로 가는 컨테이너에 며칠을 갇혀있으면서 문을 열어달라고 두드리고 소리치는 자말과 에냐아, 그리고 또 다른 밀입국자들.
그들은 2000년대를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사람이다.
컨테이너 안에서 에냐아가 죽고 혼자 남은 자말.
돈을 훔친다. 그리고 그 돈으로 런던으로 가는 차표를 산다.
런던이다.
그는 불법체류자로 망명신청을 해 놓은 상태이다.
영국에게서 거부 당한 상태란다.
기다리고 있단다.
이슬람 신전에서 그는 기도한다. 무엇을?
무엇을 위해 기도하고 있는 걸까?
영국시민권을?
자유를?
생존을?
.
12살, 자말
자말이 살았던 파키스탄의 아프칸 난민촌에는 아이들이 뛰고 배급을 받기 위해 지금도 줄을 서고
자말은 멀리 영국에서 뭔가를 빌고.....
70년대의 유럽이민자들과 다를 바가 없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옮겨사는 이들의 이야기들이 생각난다.
지난 여름 2005년 8월에 이 영화를 보았었다. 그때 나는......이렇게 영화를 보았었다.
--->http://blog.daum.net/binaida01/3043105
'추방된 사람들'
지난 연말 '추방된 사람들'(프랑스)를 보며 '인디스월드'를 떠올렸었다.
알제리출신의 이민자들의 후손이 파리지앵으로 살다가 다시 그들의 부모가 왔던 길을 따라
프랑스, 스페인, 알제리로 돌아가는 과정의 이야기를 그린 로드 무비.
이민자들의 후손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
좀 지루했지만, 시공을 넘나들던 음악이 멋졌던 영화.
--->http://blog.daum.net/binaida01/5842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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