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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보는대로 책 & 그림

조병준님 그림? D-5

by 발비(發飛) 2005. 12. 27.
 
 
캘커타의 어느 하루. 칼리카트에서 일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던 길이었다.
칼리 여신의 신전 앞에 늘어선 수많은 가게들 중엔 칼리 여신의 그림을 넣은 액자를 파는 가게도 있었다.그 가게에 저 그림들이 걸려 있었다.가로 13.5cm, 세로 20.5cm의 작은 그림들이다.
격자형의 허술한 유리 액자에 끼워진 저 그림의 가격은 한 장에 150루피.그러니까 4,500원쯤이었다.
 
누가 그렸는지, 무슨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아무 것도 모르면서 나는 저 그림들을 샀다.
인도에 넘쳐 흐르는 그 싸구려 관광객용 미니어처 그림들과는 뭔가가 달랐다.
 
아마 어떤 설화의 에피소드를 그린 것일 게다.새와 나무, 그리고 사람...
 
저 그림을 그린 캘커타의 이름모를 화가는 자기 그림이 한국의 서울까지 흘러가 있다는 것을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이웃들에게 선물 하나 던진다.당신은 저 그림에서 어떤 이야기를 상상하는가?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이야기 들려주는 당신을 상상해 보시라.어떤 이야기가 떠오르는가?
내게 들려주시려는가?
 
 
이웃이라고 생각하게 된 조병준님이 이런 질문을 이웃에게 했다.
ㅋㅋ
동참한다. 나의 안방에서......
왠지 남의 집에서는 떠들면 혼날 것 같아서... 난 이름하여 "구들장군"
한참을 쳐다봐야겠다. 오락가락하면서...
 

 

  

 

-맘껏 상상하자-

 

한참 보려고 했지만, 절대 못 보고 있겠다.

얼른 두드려놓고 일해야지. 신경쓰여 안된다. 성질이 급한 것이 분명해.

숙제 잘 하는 착한 비나이다!

점수는 상관없다. 레포트는 다 쓰는데 의의가 있는 것이다.

나의 오래 전 철칙이 새록 생각나는 순간이다.

예상희망학점? 약하게 'B' (꿈이 야무진가)

 

 

설정1. 인도판 행복한 왕자. 또 누가 울고 있니?

 

"내게 자꾸 누군가 떨고 있는 소리가 들린다. 누구의 소리인지 알아와다오."

삶을 다해가는 어느 착한 부자는 삶이 다해가는 순간, 자신에게 새로운 능력이 주어졌다.

누군가의 고통스런 소리를 멀리서도 들을 수 있는 소리.

즐거운 소리가 아니라, 누군가 힘들어하는 소리가 들린다.

항상 귀에서는 우는 소리, 떨고 있는 소리 그러니까 슬프고 괴로운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생을 다해가는 그 마당에...

그 부자는 원망했다. 삶을 끝내야 하는 것도 괴로운데 귀에 들리는 소리가 신음소리뿐이라니....

 

문득 생각을 한다.

'기회가 주어진 것이라고. '

새를 시켜서 울고 있는 사람들의 사연을 들어오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가진 재물로 해결할 수 있는 신음소리들을 해결해나가기 시작한다.

 

아픈 사람에게는 병을 고칠 수 있는 돈을

헐벗은 사람에게는 옷을 입을 수 있는 돈을

지붕이 없어 비를 맞고 있는 사람에게는 지붕을 만들 수 있는 돈을

 

그렇게 부자는 새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따라 한 사람씩 한 사람씩 신음소리를 줄어드는 것을 느낀다.

삶이 거의 끝나가는 즈음, 그에게 점점 작아지는 신음소리는 행복이 되었다.

하나의 신음소리가 멈추면, 부자는 한번씩 행복해졌다.

삶이 끝난다고 비관하던 부자에게 몇 몇 들리는 신음소리는 삶을 연장시키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다 꺼져가던 삶이 그런 방법으로도 연장 되고 있음을 부자는 눈치채지도 못한 채

신음 소리들을 쫓아다니고 있다. 기쁘게 쫓아다닌다.

 

 

설정2. 두 사람 모두 나무를 사랑한다. 그런데 각자.

 

너무 사랑하는 나무가 죽어간다.

자신이 태어나던 날, 부모님이 심어주신 나무이다.

이 나무가 어느 날 부터 비들비들 곯아가고 있다.

무엇을 해도 나무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자신이 키우던 새가 하루는 친구새가 전해준 이야기를 해 준다.

저 멀리 어느 곳에 가난한 거지 한 명이 살고 있는데, 이 거지에게는 능력이 있어서

그 나무에 기대기만 하면, 나무는 초록의 싱싱함을 되찾는다는 것이다.

새에게 돈은 얼마든지 줄터이니, 그 사람을 데리고 오라고 한다.

친구새가 그 거지에게 말을 했지만, 그 거지는 도무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돈을 준다는 데도 움직이지 않는다.

이유를 묻자, 그 거지가 말한다.

아직은 때가 되지 않았다고...

이 나무는 아직 완전히 살지 못했다고, 이 나무가 다 살 때까지 자신은 이 곳에 있어야 한다고...

벗고 있는 남자는 이 곳에서 무엇을 했나?

이 사람의 특이한 능력은 자신의 배설물은 어떤 죽어가는 나무라도 살릴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이 살리려고 맘을 준 나무는 스스로의 힘으로  뿌리를 내릴때까지 절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자는 안달했지만, 거지는 자신이 지켜야 하는 나무는 스스로 살 수 있을 때까지는 꼭 지킨다고

그렇게 움직이지 않았다.

부자는 한동안 아직도 계속 돈 주머니를 들고 순서를 기다려야 했다.

거지는 아직, 기운을 완전히 차리지 못한 나무를 위해 응가를 하고 있다.

(이야기가 좀 맘에 안든다. 아무튼)

한 사람의 나무는 자신의 생일 나무라 살아야 하고

또 한 사람의 나무는 자신이 책임지기로 한 나무라 살아야 하고

그렇게 각자 살려야 하는 이유가 있는 나무이다.

그런데.

나무를 살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이 열쇠이다.

사랑하는 맘이 너무나 깊더라도 사랑을 펼 능력이 없으면, 아무리 깊은 들 무슨 소용일까?

지금 한 사람이 가진 돈은 나무에게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

한 사람의 배설물은 나무에게는 그보다 더 나은 가치가 있을 수 없다.

때로 그럴 때가 있다.

 

멋대로 이야기 두 편 끝!

괜히 거기다 집으로 데리고 오겠다고 해서, 고민했네...

그렇지만, 그렇게 노는거지 뭐!

이렇게 떠들건데, 남의 집 답글방에서 떠들수는 없지. 짐 싸서 오길 잘 했네.ㅎㅎ

 

3.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방법

 

갑자기 다른 이야기 하나가 생각났다.

 

새는 자유를 상징한다.

새가 말한다.

"내가 너희들에게 자유를 주려고 한다."

"너희가 자유롭고 싶다면, 너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이겠냐"고 두 사람에게 물었다.

"필요한 것?"

 

한 사람은 내게서 필요한 것은 '나의 이 무거운 재물을 가지고 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 한 사람은 내게 필요한 것은 '내가 맘 놓고 거리를 다닐 수 있는 옷 한 벌'이라고 말한다

 

어떤 이에게 재물은 자유를 구속하는 형틀이 되기도 하고

어떤 이에게 재물은 자유로울 수 있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새는 한 사람으로부터 돈을 받아 자유를 주고

그 돈으로 다른 사람에게 옷을 주어 또 자유를 준다.

 

자유라는 것은, 중용처럼 어느 정도의 선이 필요한 것.

이건 이야기가 아니라,,, 그저 갑자기 그림을 보다가 문득 자유라는 말이 생각났다.

지금 현재의 얼굴들이 자유스럽게 보이지 않는다.

만약 병풍처럼 다음 이야기가 있다면,

새가 거두고 나누어서 모두 같아지는 그래서 행복해지는 그런 장면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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