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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보는대로 책 & 그림

2.[신미식]고맙습니다...'그라시아스' D-12

by 발비(發飛) 2005. 12. 20.

신미식 사진. 글

고맙습니다-GRACIAS

도서출판 이클라세

 

 

 

처음으로 출판기념회라는 데를 가보고, 첨으로 저자싸인회라는데 참석도 해보고...

별 걸 다 한다.

그런데 좋았다.

이런 것도 행복이 될 수 있구나.

줄을 서서 읽어나갔다

사진을 본다.

눈에 익은 사진들이지만, 모니터로 볼 때와 인쇄물로 볼 때는 느낌이 다르다

소속이 다른 까닭이기 때문이다.

블로그에 가서 글을 읽고, 사진을 볼 때는 그의 집에 가서 손님으로 읽는 것이지만,

책을 읽는다는 것은 내 물건을 내 맘대로 생각하며 읽어도 된다는 뜻 같아서

더욱 맘이 편하다

그러므로 마음대로 주절거려본다.

 

'고맙습니다'라는 책을 읽으면서 신미식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생각한다.

그 사람은 반 벙어리임에 틀림이 없다.

그는 여행을 무지 많이 다녔지만, 말을 거의 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진이 그렇게 말해준다,

아이들의 사진이 더욱 많이 것이 그 증거이기도 하다.

아이들은 말이 필요없거든 눈빛으로 교환이 되거든,.

그리고 사진에서 사진으로 보내는 이방인(아니지 토착민이 이방인에게 보내는 눈빛)이

말을 나눈 사이가 아니라 눈빛을 나눈 사이라는 것이 보인다.

그렇지.

그는 그의 고백대로 외국어에 능통하지 못해서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원래 그런 사람같다.

그건 말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이니까. 골수에 박힌 그 사람의 유전인자 문제이니까

내가 그런 문제때문에 항상 심각하듯 말이다.

 

읽어가는 내내

신미식이라는 사람이 물길을 향하는 나무라는 생각을 져버릴 수가 없다,.

사람이라는 물길을 향해 어쩔 수 없이 몸을 기울이고 있는 나무

그건 그가 특별한 이유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 사람이 더 생각났다.

여행을 무지 많이 한 또 한 사람.

요즈음 본의 아니게 자꾸 입에 올리게 되어 민망하지만, 조병준님!

그 분의 여행문 '길에서 만나다'라는 책을 생각하게 했다.

그 분의 여행서는 사람을 만나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사람을 만나 사람에게 감탄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사람에게 고마워한다.

그것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말을 나누면서 공유한 부분이다.

신미식님은 사람과 말을 나누면서 공유한 사람이라기보다 눈빛을 나누면서 공유한 사람이다.

실제로 누구와 말을 한 이야기는 없다.

자신과 이야기를 하고, 눈빛으로 나눈 이야기만 할 뿐이다.

무슨 차이가 있을까:

잘 모른다.

그저 많은 차이가 있다.

둘 다 나에겐 멋진 감동을 준 여행책이다.

여행은 만남이므로

혼자가는 여행일지라도 어떤 식으로든 만남이므로

만남의 방법이 다른 것이다.

 

오늘 "그라시아스"라는 책을 읽으면서 "길에서 만나다"라는 책을 한 번 더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여행이라는 것이 사람에 따라 참 다르구나

결국은 같은 지점에 도착을 하지만, 참 다른 방법으로 가는구나.

그럼 난 궁금하지

나의 방법은 무얼까?

누구에 가까운 방법일까?

아니면 독창적인 방법?

가봐야 알 일이다.

 

이 책의 내용!

그건 사진을 봐야 한다.

사진을 봐야만 알 수 있다.

다만 이렇게 말한다.

지난 토요일에 이 사진전을 보기 위해 그의 첫번째 페루여행기를 미리 읽었다.

아니 다시 읽었다. 그가 느낀 첫 페루라는 나라는 어떤 나라였을까?

이번에는 어떻게 뭘 다르게 보고 왔을까?

그것이 궁금했었다.

 

그가 첫 여행때 보고 온 곳은 참 높은 곳의 멋진 풍경들이었으며, 내가 가기를 원하는 물리적 공간이었다면,

그가 이번에 다녀온 곳은 그 자신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는 이번 여행 중에 그 자신안에 있는 페루와 인디오들을 만나고 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누구나 제 속에 숨어있는 어떤 세계

그 세계를 그 곳에서 만나고 왔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가 만나는 그를 같이 만났다.

돌아오는 전철내내 눈을 떼지 못하고 책  한 권을 다 읽었다.

그러느라, 난 또 전철역을 지나쳤다.

그리고 난 무지 긴 전철역을 다시 걸어내려와 다시 걸어올라와 다시 전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래서 책 한 권을 전철에서 다 읽었다.

속상할 일이 무엇이겠느뇨?

멋지지 않은가? 인생이 멋지지 않은가>

누군가 다녀온 여행길을 같이 다녀오느라 내릴 곳을 놓쳐버린 그런 멋진 인생이

여기 있다. 그래 이런 나를 나는 이해한다.

그래 넌 그게 좋아.

쫄지마! 그게 너야.

너도 좀 다른거야. 그것 뿐이야!

 

그의 책이 나에게 그런 용기를 주었다.

긴 전철역 레일 옆을 걸어오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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