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인지, 필연인지...
이음에서 우연히 만난 눈땡그란 남자가 있는 사진책.
그 남자에게 필이 꽂힌 이틀이었다.
김홍희에 관한 이야기
김홍희의 사진이야기
김홍희의 사진찍는 이야기
김홍희의 사진기이야기
그와 이야기를 나눈다. 또 한참의 시간이 걸릴 것이고, 천천히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오래 만나고 싶으니까...
[방랑]이라는 책을 또 갖고 싶다.
이 사람이 찍은 청색사진들이 좋다. 마치 피카소의 청색시대그림들처럼.... 나를 음흉하게 만든다.
지금은 "나는 사진이다"이야기시간이지?
들숨과 날숨 사이에 그를 만나기로 한다. 흔들리지 않도록....
물고기의 한 쪽 눈은 오른쪽, 또 다른 쪽은 왼쪽을 본다
......
물고기좌의 사내들은 현실을 바탕으로 한 이상주의자다
현실 바탕이 없는 몽상가의 삶도 거부할 뿐만 아니라, 천박하게 현실만을 추구하는 필부의 삶 또한 거부한다. 그래서 나의 사진에는 언제나 탄탄한 현실이 있고 그 현실은 당신과 내가 이루어 낼 수 있는 이상이 있다고 꿈꾸는 것이다.
-표2에서
나와 가장 친한 친구와 나는 물고기좌이다.
그래서 나나 저가 슬플 때면, 혹은 대견한 일을 해낼 때면 그 친구는 언제나 말한다.
"우린 물고기자리잖아. 물고기자리는 사는 동안 가진 능력의 100(?)의 1도 발휘하지 못하고 죽는대. 더 할 수 있는 것이 있을지도 몰라."
난, 그런 것에 관심이 없는 편이었다.
그런데 어느새 그 친구에게 세뇌되었다.
'난, 물고기자리니깐 좀 더 잘 할 수 있을거야.'
'난, 물고기자리니깐 지금 좀 아픈거야.'
김홍희, 이 분도 물고기자리란다.
현실과 이상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건 물고기자리의 사내들이야기란다.
물론 같겠지.
이 책의 첫 책장을 넘길 때부터 이 분의 단호한 말투에 강압적으로 입력됨을 느꼈다.
물고기 자리의 단호함.
그것은 흔들리는 감정에 대못을 박아 꼼짝 못 하게 승복하는 힘이 있는 것 같다.
땅에 발을 딛고 선 이상주의자가 찍은 사진.
렌즈는 현실을 조준했고, 사진은 이상을 보여준다.
그의 사진을 보면 정말 그렇다. 승복한다.
그러나 그런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내가 삶을 만나는 순간순간마다 뜨겁게 사랑했다는 것이며, 그 열병의 흔적이 사진으로 내 인생에 광인(光印) 되었다는 것이다.
-표2에서
그의 단호한 말투에 주눅들은 나, 표2의 아랫부분까지 쭉 읽으며, 그렇구나
그는 몇 번의 불구덩이를 다녀왔고, 그 만큼의 몇 번 담금질을 했다는 것이다.
결국 단단할 수 밖에 없구나.
뜨거운 것도 싫다.
겨우 데워놓은 것을 식히는 것도 싫다.
성글게 채굴된 그대로의 鐵로 남아있는 나의 모습과 분명 다른 것이다.
어떤 것을 만나든 순간순간 마다 뜨겁게 사랑했다.
지금 자판을 두드리면서도 빨리 두드리고 저쪽으로 가서 일해야지 하면서 두드리는 나의 모습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다.
어떤 것이든 단 한순간이라도 뜨거워라.
뜨거워진 후에 차갑게 식어라.
그리고 들여다보라. 내 안에 쓸데없는 공기방울은 없는지.
하나라도 보이거든, 쇠망치로 쾅쾅 때려 나에게서 쫓아내어버려라.
깨지거든 다시 뜨거워져라, 그리고 또 차갑게 식어라.........
어느 순간 나도 단호해질것이라는 희망을 갖는다.
그런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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