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파랑색을 좋아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2월 바다의 코발트빛을 좋아하지만, 파랑을 좋아한다기 보다 바다를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내 물건 중에 파란색을 찾아봐도 한 개도 없다.
김홍희님의 책에서 파랑을 접하고는 설레였다.
그리고 피카소의 그림들 중 내가 좋아하는 그림들이 청색시대의 그림이라는 것도 새삼 알았다.
그러고보니, 블루스음악도 좋아한다.
그랬구나, 나도 모르게 난 파랑을 무지 좋아했었구나.
며칠 전부터 피카소의 청색그림들이 그리웠다.
청색을 실컷보며, 우울모드에 빠지고 싶었다.
어둠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야 어둠이 때로 빛이 되는거니까...
그의 청색그림은 날 멈추게 한다.
"나는 찾지 않는다
다만 발견할 뿐이다.
우리는 결코 발견할 수 없기 때문에 찾는 것을 멈출수 없다." -피카소
잘 난 사람 피카소다
고흐에게 끊임없는 사랑을 준다면, 무조건적인 사랑을 준다면,
피카소에게는 항상 자를 준비한다.
자를 갖다대고, 이리저리 따진다.
잘 난 피카소가 고향을 떠나 파리로 왔다.
알아주는 이가 없다. 그러니 당연 슬프다.
슬픈사람은 사람은 슬픈 사람을 잘 알아본다.
그가 슬픈 사람들에게 눈길을 주던 때가 이 기간동안이 아니었을까?
난 청색시대의 우울함 한 가운데에 있는 그의 자화상을 보며, 그래도 "잘났다'고 말한다.
피카소의 눈과 고흐의 눈은 다르다.
둘 다 질려있으면서도 눈빛이 다르다.
"작업은 곧 나에겐 휴식이다" -피카소
그보다 더 잘날수는 없다.
그는 그림이 안되어서 고통스러웠다기보다, 인정받지 못해서 고통스러웠던 것이다.
(자꾸 비교하게 된다. )
고흐는 데생이 안된다고, 수채화가 안된다고, 그림이 안 그려진다고... 항상 걱정했었다.
피카소는 어떤가?
그림을 그리는 것은 유희였다.
어떻게 한 방향의 그림만 그릴 수 있냐는 듯 그는 평생 그림에 변화를 주었다.
무엇을 그리든 그의 붓끝은 대차다.
피카소가 9살 때 그린 그림이란다.
지금 남은 피카소의 그림 중 가장 어릴 때 그린 그림이다.
정말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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