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는 날이면 창이 되고 싶다.
맑음에서는 죽은 듯이 없는 듯이 있더니,
비가 내리면 비를 받아준다.
비를 아래로 천천히 내려준다.
높은 곳에서 추락하는 비를 제 몸으로 받아 잠시 쉬도록 가속을 줄여준다
비가 내리는 날에는 그런 창이 되고 싶다.
나를 젖지 않게 하고, 집을 젖지 않게 하고 저도 젖지 않는다.
흘러보낼뿐 자신도 남도 젖지 않는다.
비내리는 날이면
낮엔 꽃의 모양으로
밤엔 별의 모양으로 창에게는 고맙다는 인사가 줄을 잇는다.
비내리는 날 유리창에는 반짝이는 긴 줄들이 이어진다
그래서 난 비내리는 날
유리창이고 싶은 것이다.
비가 내리는 날에 유리창은 그 곁에 있도록 허락해준다.
단단하게 굳은 몸으로 제 곁으로 오는 것을 지키기위해 그 단단함을 잃지 않는다...
뜨거움 이후에 가능한 일이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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