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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거림

9월 첫 날에

by 발비(發飛) 2005. 9. 1.

9월 첫날이다

오늘은 특별히 그래 특별히

가을 느끼고 싶어서 민소매를 입고 출근을 했다.

바람이 얼마나 시원해졌나보려고, 9월 첫날에 여름에 검게 그을린 팔을 내 놓았다.

많이 시원했다.

바람이 차게 팔을 스친다.

가을은 나에게 어떤 일을 어떤 생각을 가져다 줄까?

모두 말라가는 가을에 내가 증발되어야 할 수액은 어떤 것일까?

겨울을 나기 위해 내게서 축출되어야 할 것을 찾아야하고

겨울을 나기 위해 내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것을 찾아야겠지.

나무들을 본다.

이제 재산분배를 하는 것이다.

또 다른 생을 위해서

열매로 상속할 것들은 상속하고, 바람에 풍장시켜야 할 것들은 풍장시키고, 땅에 떨어뜨려 매장시켜야 할 것들은 매장시키고, 자신은 오로지 골수만 남겨두고  최소한의 자리를 차고 기다린다.

다시 봄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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