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도 며칠째 기계들이 조금씩 말썽이었다.
아주 큰 말썽이라거나, 멈추거나 하면 차라리 고치는 사람을 부르면 되는데
이건 뭘 만지는 지는 모르는데, 뭘 만지고 나면 돌아가는 거다.
한 대만 그런 것이 아니라, 몇 대가 그랬다.
점심시간 조금 전에 접지기가 말썽을 부렸다.
쾅 쾅 때려주고, ,,,,,,
그랬더니, 돌아간다.
그래서 나부터 왈
"사장님, 아무래도 이상한 기운이 흐르는 게 아닐까요?"
다음 사장님 왈
"뭐가?"
"기계들이 돌아가면서 이상하니까... 아무래도 이상한데요."
"이상하긴 뭐가 이상해. 임마... 니가 자꾸 문을 열어두니까 추워서 그러지!"
"네?"
"기계는 안 춥냐? 내가 추운 데 기계도 춥지. 그러니까 문 좀 열지 마라."
"???"
세상에 맙소사~!!.
난 그만 말하기를 멈추고 웃었다. 큰 소리로...
5월 하고도 25일 여름에 추워서 기계가 섰다?
우리 사장님과 나는 창문때문에 감정이 상한다.
알다시피 공장의 먼지... 난 문이라고 생긴 것은 다 열어둔다.
그런데, 사장님은 나를 따라다니면서 문을 닫는다.
질식한다고 소리를 쳐도 추우시단다.
지금도 긴 팔옷을 입으시고, 반팔인 나보고 청춘이라신다.
마구 웃고 있는데, 마지막으로 던지는 한 말씀
"기계는 나랑 같애, 내가 추우면 기계도 춥단말이야."
더 이상 웃지 않았다.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항상 이래서 내가 항복한다. 마지막 말씀은 어쩌면 정말 그럴 수도 있을테니까...
내가 책상에 엎드려서 책상과 주절거리는 거나,
사장님이 기계가 추워서 멈춘다는 거나...
피장파장이다.
억지를 부리기는 마찬가지인데...
난 혼자서 주절거리고, 사장님은 나한테 ?? 한다는 것의 차이...
하기사 정말 추워서 그럴 수도 있으니하며, 사장님쪽 창문을 닫아드렸다.
'주절거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들이 철학자인 까닭은... (0) | 2005.05.26 |
---|---|
무아지경 (0) | 2005.05.26 |
타이틀이미지에 대하여--故 전진호님 (0) | 2005.05.25 |
파지를 읽게 된 사연? (0) | 2005.05.25 |
살아간다는 것은 새끼줄 잇듯이 그렇게... (0) | 2005.05.2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