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부터 텔레비젼에서 하는 영화가 멋지다.
피아노...
바닷가에 피아노. 여자. 어린아이.
뭔가 비어있는 공간.
내가 알고 있던 피아노의 이미지였다.
아다는 6살때부터 말을 하지 않는다. 15살때 가정교사의 아이를 임신해 키우고 있다.
뉴질랜드에서 살고 있는 스튜어트라는 남자와 결혼을 하여
아이와 피아노와 함께 뉴질랜드로 오게 된다.
피아노는 아다에게는 유일한 세상이며, 전부. 남편에게는 거추장스러운 짐 일뿐이다.
한 사람은 피아노만을 보고 또 한 사람은 사람만 보고
나란히 뒷모습만 보고 있다. 그리고 인정하지 않는다.
베인즈는 바닷가에서 피아노를 치는 아다를 보고 반해버린다.
아다에게만 반한 것이 아니라 피아노와 함께 있는 아다에게 반한 것이다.
베인즈는 글을 모르고 무식한 사람이지만.
아다는 자신의 전부인 피아노를 인정하는,
피아노와 함께 있는 자신을 인정하는 베인즈에게 사랑을 느끼게 된다.
서로에게 빠져버린 두 사람. 남편은 뒤늦게 알게 되고,
그녀와 그가 만나던 매계체이기만 한 피아노를 치지 못하도록 아다의 손가락을 자른다.
정신을 잃어버린 아다를 보던 스튜어트는 말을 하지 못하지만,
아다가 말하는 영혼의 소리를 듣는다.
자신이 사랑하는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베인즈임을 말하는 아다의 소리를
스튜어트는 베인즈에게 아다를 데리고 떠날 것을 이야기한다,.
피아노와 함께...
아다는 떠나면서 지친다.
그녀는 처음 부터 영혼의 무게가 무거웠던 것이다
이제 피아노조차 그녀를 무겁게 힘겹게 만드는 것.
베인즈와 피아노를 싣고 떠나던 중. 아다는 피아노를 바다에 버리라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의 발을 피아노와 묶어놓아 자살을 결심한다.
그리고 바다에 빠진다.
가라앉는다
피아노와 아다가 함께 가라앉는다.
한 몸으로 가라앉는다. 영원히 그 세계에서 함께 할 수 있도록 함께 간다.
가라앉던 아다가 끈을 푼다.
그리고 살려고 헤엄쳐 바다위로 떠오른다.
아다는 베인즈가 만들어준 쇠 손가락을 끼고 피아노를 치고,
소리를 내는 연습을 한다.
영화는 이렇게 끝이 났다.
누구에게나 겉모습이 아닌 온전한 자신이라고 말 할 수 있는 것를 가지고 있다.
누구는 옷이고, 누구는 연필이고 누구는 책이고 누구는 음식이며,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 그래서 자신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을 가지고 있다.
그것을 인정하는 것이 사랑하는 것이 아닐까
남편은 아다를 사랑했다. 그렇지만 피아노를 사랑하지는 못했다
그건 아다의 유일한 세상인데.. 진짜를 사랑한 것이 아니라 껍질을 사랑한 것이다
껍질과의 사랑은 무너질 수 밖에 없다. 그는 좋은 사람이다.
보내 줄 줄 아는...
버려서 얻는 것.
아다는 자신을 버렸다. 피아노를 버림으로 자신을 얻었다.
우리는 곧잘 말한다. 죽어도 이것은 할 거라고 말한다.
하지만 안다. 자신과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애국지사? 그런 분들은 빼고 말하자.
너무나 사랑하는 것이지만, 그것이 자신보다는 아니다.
내 껍데기만 있는 몸뚱이지만, 그 몸뚱이를 위해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아다는 제 속을 가득 채우고 있던 피아노를 바다에 버리고
제 속을 비웠다. 비운다는 것은 몸을 선택한 것이다. 몸을 선택하는 순간
아다는 살아났고,,, 마치 상처에 새살이 돋는 것처럼
빈 몸안에 또 다시 자신이 채워지기 시작했다.
피아노 소리...
내가 좋아하는 피아노소리
피아노소리를 듣다보면, 콩콩 때리는 나무들의 울림을 느끼게 된다.
마치 내 머리를 한 대씩 한 대씩 때리는 듯하다
기분좋게 건드려주는 피아노소리...
멋진 영화에 멋진 음악....
좋은 것에 화면 크기가 무슨 상관이겠는가...
난 20인치 나의 텔레비젼으로 깊이 깊이 빠져들었었다. 어젯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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