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이쁘다.
난 꽃이 무지 좋다. 색깔이 많아서 더욱 좋다.
개인적으로 백합이나 글라디올러스같은 흰색 그리고 단색인 꽃보다는
작고 많은 색을 가진 꽃들이 좋다.
소국, 후리지아, 튜울립....
색들이 선명하면서 작아서 한개씩은 보이지 않고 뭉뚱거리며
보이는 그런 꽃.
그러다 문득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 솟에 마치 소우주처럼
온갖 있을 것은 다 있는..
시간도 있고 공간도 있고
봉오리가 있고, 활짝 핀 꽃이 있고
시들어가는 꽃이 있고, 시들어 버리고 자리를 이미 비워둔
온갖 시간이 같이 공존하는 그런 꽃들
작은 꽃들이 차지하는 공간
작은 것들 중에서도 좀 더 많은 자리
그리고 좀 더 좁은 자리. 그리고 그 곳 역시
이 세상 어느 한 모퉁이 인것
아무리 좁은 면적이라하더라도
이 세상의 한 모퉁이를 차지하고 있는 공간의 지배자
작아도 공간의 통치자
그럼 시공을 넘나드는 이쁜 꽃들이다.
거기다 다얗성까지...
어우러짐의 미를 아는 듯한 조직?
혼자서가 아니라, 같이 꽃으로 보일 수 있는
그리고 혼자서도 꽃으로 보일 수 있는
작고 미미한 것들
그리고 많은 색을..
내가 원하는 것을 작은 꽃들이 하고 있다.
대단한 것들
이게 무슨 꽃일까요?
시들어도 꽃은 꽃이네요...
시들은 꽃?
무슨 꽃이 시들면 이렇게 될까요?
정답은 튜울립...
꽃중에서 가장 닫힌 꽃
자신의 씨방을 길게 높게 담을 쌓아두고
항상 고모양으로 지키는
커베라 다음으로 가장 조화스러운 꽃인데..
이 꽃이 시들면, 시드는 순간
자신의 꽃가루가 펄펄 날아가버리는 순간
튜울립은 자신의 꽃잎을 내려놓습니다.
사방으로 누군가 당기는 대로
누군가 지구의 중력이겠지요..
지구가 당기는 대로 툭 떨어져 줍니다.
그렇게 저항하며 꼿꼿히 서있더니,
사방으로 꽃잎을 내려놓았습니다.
꽃가루도 말랐고
꽃잎도 말랐습니다.
그때 내려놓습니다.
그래도 다행입니다.
끝까지 내려 놓지 않아도 어쩔 수 없는 일인데..
내려놓아서 떨어질 수 있게 되었네요
떨어져야 돌아갈 수 있잖아요.
바닥으로 떨어져야. 흙으로 돌아가야 다시 새로 살 수 있는거 잖아요
그러니 다행이지요.
좀 만 용기를 가지고 툭 떨어뜨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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