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見聞錄

흐르다

by 발비(發飛) 2005. 5. 9.

 

 

쇼팽의 녹턴을 듣는다

잔잔한 흐름속에 광기가 느껴진다

차곡차곡 감정들을 구겨넣은 듯한 선율

기쁨도 슬픔도 흥분도, 재미도 모두 꼭꼭 구겨넣은 녹턴을 듣는다

녹턴을 들으면, 나게도 꼭꼭 구겨져 있던 감정들이

꿈틀이기 시작한다.

내 속에 녹턴이 들어오면,

내 속의 구겨져있던 감정들과 녹턴의 감정들이 뒤섞여

포화상태가 된다.

피아노의 선율이 잔잔해지면 잔잔해질수록 감각들은 살아살아난다

녹턴이 돌아서려는 순간

내 속에 들어온 녹턴과 내 속에 있던 내가 같이 흔들린다

손에 들고 있던 적포도주잔을 떨어뜨린다

포화 다음에 팽창 그리고 폭발이다

적포도주잔이 악보에 쏟아지고

녹턴의 악보는 빨갛게 얼룩이 지는데,

난 폭발후의 고요함으로 빨갛게 흐르고 있다

빨갛게 흐르는 내 속에 구겨진 감정들은 악보위의 포도주를 따라

악보속으로 스며들어간다.

 

다시 녹턴이 연주된다

이번에는 나의 기쁨도 슬픔도 흥분도, 재미까지 꼭꼭 구겨넎어...

녹턴은 들을때마다 다르다

더욱 잔잔하고 그래서 더욱 광기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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