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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대로 映畵

둘이 하나로 되어 온 영화들...꿈틀

by 발비(發飛) 2005. 5. 9.

오늘 본 세편의 단편영화화보다.

선명한 이야기들이었다. 쨍하게 선명한..

비오는데, 너무 맑은 환한 소나기같은 맘으로 본 영화들이었다.

 

머리 둘 달린 사람의 기분이 그랬을까

오늘은 머리가 둘 달린 것처럼

따로 따로 움직이는 하루

머리 둘이 따로 따로 움직이니까 손도 발도

어느 머리의 말을 따라야 할 지 몰라 제대로 움직이질 않았다.

주인이 둘.

그건 안되는 일이었다.

둘 중 하나를 제거해야만 했다.

퇴근 뒤 집으로 바로 오면, 둘 다 집으로 끌고 오는 것니까

둘 중 하나를 어디 구석진 데다 버려놓고 와야 했다

어디가 좋을까

깜깜하고, 나를 알아볼 수 없고,...흐음~~

극장이다.

두개의 머리를 달고 극장을 갔다.

그 곳엔 영화아카데미에서 졸업전이 열리고 있었다.

당근 무료.

하지만 미안하니까 팜플렛을 사는 것으로 표값을 대신 치렀다.

극장을 들어서자.

머리가 오직 하나인 사람들만 모여있었다.

머리만 아니라 온 몸이 오직 하나만을 위해 움직이는

젊은 그들이 있었다.

그들은 16미리 영화를 찍어서 소리와 그림을 맞추지 못해

우리는 처음 장면을 다시 봐야했다

영화를 보면서 다시 돌려서 보기는 처음이다.

모두들 박수를 쳤다. 그리고

"영식아~~제대로 소리맞춰"

모두 소리내어 모두 캄캄한 극장에서 소리내어 웃었다.

그리고 내 옆에 또 그 옆에 어느 곳에 그 영화를 만든 감독도

배우도 함께 있었다.

20분 30분 짜리 영화들이 끝날 때마다 올라오는 자막에서

자신들의 이름을 발견한 어떤이들은 서로에게 격려를 해주었다

소곤소곤이 아니라, 소리내어...

재미있었다.

오직 하나인 사람들...

복잡하고 어려운 사람들이 많은 세상에

복잡하고 어려운 일을 그 모두를 하나만 생각하는 사람의 눈으로

영화를 만들어놓았다.

그래서 영화가 좋았다.

배우는 거의 3명 이거나 2명..

하나만 생각하는 사람의 복잡한 세상이야기는

내가 두개의 머리를 가지고 무겁게 들어갔던 그곳에서

버리지 않고도. 그냥 소리도 없이 하나로 합체되었다.

두머리가 그냥 그들을 닮아 하나가 되어 나왔다.

내가 그 곳에 있었으므로 그들과 닮아 나왔다.

미소가 지어지는 그들.

참 보기 좋은 그들이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

오늘시작, 오늘의 마무리처럼 그러하리라.

그러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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