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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면] 과 [엄마...]은 정수연, 류미례 두 여류감독이 만든 다큐영화이다.
다큐.. 곧 '넌픽션'
'넌픽션' 과 '픽션' 을 놓고 어느 쪽이 더 믿을만 하냐고 묻는다면, 아마 '픽션'일 것이다.
왜?
'픽션'은 확실한 이유와 근거를 가지니까...
하지만 '넉픽션'은 이유와 근거가 통하지 않는다. 오직 운명이니 팔자거니...
우리의 삶이 언제 이유와 근거에 합당하게 움직였던가.
분명 아니다.
이 두 편의 영화는 이유와 근거를 댈 수 없는 그냥 우리의 삶이다.
[봄이 오면]
봄에 땅에서 싹이 돋아나듯, 자매로 태어난 두 할머니가 있다
90세의 윤계희 할머니, 86세의 윤정희 할머니
한 분은 미국에서, 한 분은 한국에서 20년을 떨어져 살고 있다.
그런데 두 자매는 서로가 그리워 눈물을 흘린다.
얼핏 우리는 그리워하는 대상을 남녀라고 생각한다.
90세의 나이에 그리워하는 존재는 사랑하는 남자가 아니라, 자매였다.
들리지 않는 귀에 전화를 대고
"안들려, 안들려, 목소리라도 들었으면 좋을텐데"
하고 소리지르는 똑같이 생긴 두 할머니.
걸음이 불편한 모습도 똑같고, 자식에 기대어 사는 모습도 똑같은...
봄.
그 분들이 태어났던 그 때와 닮은 봄이 되면, 만나기로 하신다.
손녀가 찍어온 비디오를 보며, 앞에 있는 듯
봄같은 웃음으로 화면에 대고 서로 대답을 하는 모습이
우리가 살고 있는 이해가 안되는 '넌픽션'이다.
난 자매가 없어서 그런 애닯은 마음이 이해는 가지 않지만,
미국에 사는 남동생이 생각나 눈물을 흘리며 보았다.
[제망매가]가 생각나기도 했다.
[엄마...]
6남매의 엄마, 23년전 험했던 남편과 사별한 엄마, 한마디로 센 엄마
엄마에게 남친이 생겼다.
6남매가 분분하다.
여자인 모습을 본 적이 없는 엄마.
남편에게조차 여자가 아니었던 엄마
엄마가 된 딸들이 말하는 엄마
딸년(?)으로 태어나 계집으로 자라 피땀으로 여학생이 되고
그리고 어느새 딸의 엄마가 된 딸이 보는 엄마
엄마 그 벗어날 수 없는 수렁같은 엄마의 이야기다
울면서 웃을 수 밖에 없는 여자가 담은 여자의 이야기다
이것도 '넌픽션'
고두심이 김혜자가, 강부자가 엄마로 나오는 영화가 아니라
옆집 할머니가 엄마로 나오는 '넌픽션'
새로움을 만난 할머니가 된 엄마 이야기
또 다른 문에 들어선 엄마가 된 딸이야기
이 모든 것이 사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이야기
그래서 지나칠 수 없는 우리들의 이야기
주말 텅 빈 극장에서 보았습니다
다섯 명의 관객이 띄엄띄엄 앉아 보았습니다.
그들의 숨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려왔던 영화였습니다
극장의 불이 켜지니, 같이 본 사람
여자 둘, 남자 셋이였습니다
여자도 남자도 숨을 크게 크게 쉰 영화 두 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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