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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페이스북] 섬

by 발비(發飛) 2024. 2. 29.

섬은 바다에 떠 있는 육지다

곁에 작은 섬들과 함께 나란히 떠 있을 수도 있고, 홀로 떠 있을 수도 있다.

 

섬은 유배를 꿈꾸는 이의 성지이기도 하다.

현실과 멀어지는 것만으로도 휴식이 되는, 육지에 사는 사람들에겐 '섬'이라는 말만으로도 판타지 같은 곳이기도 하다. 

이건 내가 그랬었다는 이야기다. 

 

-잠시 딴 소리-

이러한 고립이라는 환경때문에 드라마나 영화에서 엽기적인 사건들의 배경을 쓰인다는 생각이 막 들어버렸다.

이런 생각이 들면 안되는데, 드라마와 영화를 너무 많이 봤나보다.

-잠시 딴 소리 끝-

 

최근 감자인스타를 올리면서 요즘은 업로드를 안 하고 있던 페이스북에 공유하기 시작했다.

무슨 맘인지는 모르겠고, 그냥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할 뿐이었다.

그저 공유만 할 뿐 페이스북을 들어가지도 않고 있는데..., 

사실 페이스북을 들어갈 수가 없다는 말이 솔직한 말이다. 

그곳은 내게는 여전히 현실의 공간? 과거 현실의 흔적들이겠지만, 한때의 현실 사람들이 여전히 그곳에서 현생을 살고 있다. 

나는 그때의 현생과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되었는데, 

고백하자면 그때 현생의 시간에도 나는 애매했다. 

다리가 놓아진 섬이라고나 할까?

현결되기는 하였지만 완전히 육지는 아닌 곳, 출근시간이 되면 다리를 건너 육지로 나갔다가 퇴근 하자마자 바로 섬으로 돌아오는 그런, 육지가 완전히 이해되지 않아 이방인, 누군가가 '섬사람'이라고 할 것 같은 느낌. 

 

그러다 지금은 출퇴근을 할 필요가 없으므로 다리가 있다한들 내게는 소용이 없는 그냥 '섬'

페이스북에 현생을 살 때 알았던 사람, 알고 싶었던 사람, 알아야하는 사람들이 그곳에 있다. 

그들은 그때처럼 현생을 살고 있는 듯 보인다. 

 

페친들의 글 사이에 올려진 감자의 사진이나 영상이 얼마나 생뚱 맞은지, 

간혹 그린 그림이 또 얼마나 생뚱 맞은지, 

내 눈으로 보고 싶지 않아 페북에  들어가지 않는다. 

 

그렇더라도 나는 여전히 감자를 공유하고 덜 떨어진 그림을 공유하고 이 세상에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드러낸다. 

그런 내가 이해가 되지 않기도 하고, 이해가 되기도 하고, 

대체 알 수 없는 마음이다. 

 

'섬'이  꿈꾸는 것은 표류자가 우연히라도 오는 것이다. 

가는 것이 아니라 오는 것.

섬이 기다리는 것은 그들에게는 불행한 일일지는 몰라도 인기척이 있는 것. 

섬에게도 공포일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생명체가 존재하는 것.

 

생각없이 하는 공유이지만 어쩌면 인간의 속성에 해당하는 짓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의 속성에 따라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섬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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