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뭔가 잘못했나요
그랬다면 미안합니다
그대는 내가 불쌍한가요
어떻게라도 그대곁에
남아있고 싶은게
내 맘이라면 알아줄래요
그렇다면 대답해줘요
그대가 숨겨놨던 아픈 상처들 다
다 내게 옮겨주세요
지치지 않고 슬퍼할수있게 나를
좀 더 가까이 둬요
......
<또 오혜영>의 ost <기다린 만큼, 더> 중에서
<또 오혜영>의 ost <기다린 만큼, 더>를 듣는 아침이다.
라르고 선생님이 계셨으면 좋겠다.
내가 다시 블로그에 일기도 쓰고, 화분 키우는 이야기도 주절거리고, (시는 읽지 않지만) 페이스북도 일주일에 한 두번은 올리는데, 선생님이 계셨으면 반갑다 하시면서 따뜻하고 여운 많은 댓글을 달아주셨을 거다.
별일 없구나 하면서.
그리고,
그렇게 댓글로 안부를 하다가 가끔 함 보죠 하고 톡도 올거다.
그럼 사람 많은 프렌차이즈 커피숍에서 침묵이 대부분인 만남을 하고 집에 오겠지.
나는 침묵 사이에 그가 던지는 한 두마디, 그 말을 시작으로,
아니면 그의 느린 움직임 중 하나를 포착해 이야기를 만들 생각을 하겠지.
그 분은 늘 내 소설의 뮤즈였다.
아무런 관계가 아닌데, 그냥 뮤즈인 사람이 있다.
신이 아니라 신의 전령인 천사처럼, 자신의 임무를 가지고 소소하게 주인공에게 다가오는 동화 속 천사처럼
친분과는 다른 그런 사람이 내게 있었다.
"그 분에게 평화가 있기를"
"그 곳에서 영원한 안식을 가지시길"
"미안합니다"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신나게 월요일 아침을 시작하려 했는데,
발라드에 필이 꽂혀, 마음이 그 분이 계신 곳까지 가버렸다.
<코코>의 죽은 자들처럼 그 분에게 오늘 아침 살아있는 자의 그리움과 기도가 필요한 모양이다.
"당신의 빈 자리를 그리워합니다."
"감사했습니다."
"당신이 그곳에서 평안하기를"
"그 분에게 평화를 내려주소서"
그리고,
오빠를 위해서도 기도한다.
"그곳에서 평안하기를"
"미안하고 고마워"
"잊지 않았어. 보고 싶어."
"사랑해."
"천사가 되게 도와주소서"
아................ 월요일 아침, 발라드가 쏘아올린 공에 제대로 폭격 맞았다.
왜 저래, 청승이라고 해도 좋아. 기도했잖아. 기도할 수 있었으니까 좋아.
장례식장에 가지 못했던 이일훈 선생님, "평화를 주소서"
"세상을 떠난 모든 이들, "평화롭기를 도와주소서"
이외수작가님, 아버지, 넬슨, 큰엄마.............. 기억하는 모든 이들이 평화롭기를.
기도한다.
하지만 내일 아침에는 늘 듣던대로 백건우의 쇼팽을 들어야겠다.
발라드는 기가 많이 빨린다. 기운이 너무 많이 써진다.
가사가 있는 노래, 특히 발라드 가사는 너무 많은 사람들을 떠오르게 하고, 그리워하게 한다.
이런 이유로 난 발라드가 싫었었나보지.
그래도 지금 발라드를 듣는 건 감당할만하니까. 이렇게 기도하면 되고, 기도할 힘이 있으니 다행인거지.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당] 수호천사 (0) | 2022.07.04 |
---|---|
토마토 마리네이드 외 레몬 2종 (0) | 2022.06.21 |
나는, (0) | 2022.06.19 |
[일기]집으로 복귀 (0) | 2022.06.15 |
초봄 (0) | 2022.02.2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