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빗방울처럼 흘러가버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현재를 기록하기로 했다. 아직 오지 않은 행복을 기다리기보다 곁에 있는 일상의 행복을 발견하는 편이 더 수월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쓴다는 것은 노트를 마주하는 것일텐데,
노트에 뭘 쓰기 시작하면, 마치 거울을 마주한 것처럼,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마주한 것처럼 차마 절망적인 단어들을 쓰지 못할 때가 있다.
혹 불행이라고 생각되는 순간이라도 노트를 마주하고 마음을 쓰기 시작하면,
시작하는 말은 불행이지만 마무리를 하는 즈음이면 언제나 스스로를 다독거린다.
거울에 비친 나를 한참 보다보면 눈을 보고, 코를 보고, 입술을 보고, 기미 주근깨를 보고...
그러다 내게 연민이 느껴지는 것처럼,
거울을 두고 뒤돌아 설 때 아무 것도 변한 것 없는 얼굴이지만 어느새 미소로 달라진 얼굴이 되는 것처럼,
한참을 쓰다보면 내 마음 구석구석에 그런 연민이 생겨 토닥토닥하고 있다.
마음 어느 곳에선가 시작된 따뜻한 기운이 온 몸으로 퍼지기 시작할 때쯤 마주하던 거울 두고 돌아선 것처럼 노트를 덮는다.
언젠가부터 마음 구석구석을 토닥거리던 구구절절 일기쓰기를 멈췄다.
아마 그때부터 긍정의 기운이 퇴화하기 시작한 듯 하다.
오늘 아침 [지금부터 행복할 것]이라는 책소개글을 보다가
행복을 더 많이 느끼는 사람의 뇌는 특정부분이 더 크고, 그것은 후천적인 노력으로 발달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한 줄이면 된다고 했지만,
난 NO! 어찌 마음이 한 줄로 변하지?
나의 마음 안에 수백개가 넘는 마음이 살고 있다.
일일이 말을 해 주지 않으면 제 팔 제 멋대로 흔드는 눈치제로, 천둥벌거숭이 백치족이다.
나는 구구절절 구석구석 마음을 짚어줘야 한다.
[지금부터 행복할 것]로 시작된 오늘의 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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