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플루엔자]라는 책의 표지 일부분이다. 하지만 이 책을 소개하고자 함이 아니다.
어플루엔자에 관한 나의 고백을 이야기하고 한다.
어플루엔자: 부자병, 풍요로워질수록 더 많은 욕망을 하는 현대인의 탐욕이 만들어낸 질병, '소비가 우리를 자유롭게 하리라'라는 소비지상주의의 환상을 좇는 인간을 불행으로 이끄는 것이 특징이다. 주요 증상으로 무력감, 과도한 스트레스, 채워지지 않는 욕구, 쇼핑중독, 만성 울혈, 우울증이 있다.
몇 개의 포스팅이 된 미셸 퓌에슈의 책이다.
나를 움직이게 하는 철학책, 나는 오늘도 시리즈는 모두 9권이다.
위의 세권은 회사에서 참고도서로 산 책으로 소속이 당연히 회사이고, 스티커가 붙어있다.
난 이 책이 무지 좋다.
다른 여섯권도 읽고 싶은데, 회사에다 또 사달랠 수는 없어, 개인적으로 주문해 집 책꽂이에 잘 꽂아두고 하나씩
아껴 읽을 예정이다.
여기까지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난 내 것이 아닌 세권도 내것이었으면 하는 생각으로 머리속이 윙윙거린다.
하루에도 몇 번씩 당장 주문하고 싶어!에 시달린다.
그건 아니지...
아직 여섯권도 다 읽지 않았잖아.
그리고 이미 세권은 두 번씩 쯤은 읽은 거잖아.
지금 당장이 아니라도 되잖아.
이렇게 나를 말리지만, 어린 아이에게 졸리듯 속수무책으로 나 자신에게 졸린다.
만세하고 항복할 지경이다.
토요일 일요일 그리고 어제 월요일까지 며칠간 온 집을 정리했다.
정말 이사보다 더한 노동의 시간이었다.
그 이유는 책 때문이다. 시작도 책이 집에서 튀어나갈판이라... 더는 봐줄 수 없었기에 시작한 정리다.
지지난 주에 백권남짓한 책을 버렸고,
지난 주 책 정리를 하면서 또 얼마간의 책을 버렸는데도,
절대 네개의 책장을 넘기지 말아야지 하는 룰을 지키기 위해
네개의 책장 위에 두 단을 더 만들어 책을 얹었고,
심지어 긴 테이블을 책꽂이로 만들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오늘도 집에 가서 몇 권의 책을 또 골라내어야 한다.
목표는 책장 위에 두단으로 올린 책들을 없애는 것이다.
집에 들어가는 순간, 천정까지 닿아있는 책이 쏟아질 듯 답답한 것이 마치 강박환자의 집 꼬락서니다.
없애야 한다. 없애야 한다.
그런데 말이지.
이 와중에 나는 시리즈 중 내가 갖지 못하는 세권에 대한 집착 때문에, 하루에도 몇 번씩 시달린다는 것이다.
어플루엔자...
이 블로그의 초기에 보면, 제본소에서 오는 파지로 얹어 오는 댐지를 읽는 것에도 행복해 하던 때가 분명 있었는데, 말이다.
기자 생활을 20년 넘도록 기자생활을 하던 [어느날 나는 그만 벌기로 결심했다]의 김영권 저자의 책을 읽던 와중인데도 말이다.
난 어플루엔자?
대체 나의 이 이상한 행동은 어디에서 근거한 것일까?
채워지지 않는 욕구....무엇이 충족되면 허함이 없어질까?
내것이어도 되고, 내것이 아니어도 되는 그런 유들유들한 삶.... 그를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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