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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대로 映畵

[조엘 코엔, 에단 코엔] 인사이드 르윈

by 발비(發飛) 2014. 2. 14.

 

 

오늘밤 홍대의 작은 공연장 인디톡에서 하는, 들국화의 원년 멤버 조덕환님의 콘서트를 예매했다.

토요일밤 다른 곳에서도 공연이 있지만,

오늘의 공연을 택한 이유는 조용히 원래 그 분의 정조대로 그가 주인공이 되어 진행하는 공연일 것이라는 그저 혼자만의 생각 때문이다.

이 곳 블로그 어느 곳에 조덕환님과의 만남에 관한 포스팅을 한 적이 있다.

그 이후 그분을 딱 한 번 더 뵙고 뵙지 못했을 뿐아니라 근황도 모르고 지냈다. 사실 걱정이 좀 되었다.

그러다가 공연공지가 올라온 것을 본 것이다.

어제 오늘 그 분의 공연을 상상하며 지난 토요일 본 [인사이드 르윈]이라는 영화가 교직되어 생각이 났다.

 

[인사이드 르윈]은 젊은 예술가의 초상이다.

1960년대 활동을 했던 실제 인물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삶에 대한 역설을 표현하는 재주가 있는 코엔형제감독이 만든 영화이다.

르윈 데이비드는 뉴욕의 뒷골목을 전전하며, 예술을 하는 것은 이렇게 가난하고 구차한 것이라는 것을 증명하듯 살아가는 포크가수.뭘해도 안되는 찌질한 포크가수..., 살아가는 일 모두가 구차함 그 자체인 포크가수.

가수를 포기하고 선원이 되고자 하였으나, 마치 가수가 운명인듯 선원이 되지도 못하는 포크가수.

 

신기하게도 그의 목소리와 노래가 조덕환님과 닮았다.

둘을 생각하면, 나를 포함해서 셋을 생각하면, 공통적으로 떠오르는 단어는 '꿈'이다.

극장에서 [인사이드 르윈]을 보면서 생각했다.

꿈은 누군가의 말처럼 천형이구나.

꿈은 상대방과는 상관없는 오직 나의 것, 그런 의미에서 어쩌면 '나'는 가장 설득하기 힘든 존재인지도 모른다.

꿈이 생겨버린 자는 웬만해서 꿈은 접히지 않으므로, 그는 천형을 선고받은 것과 같다.

지난해 말부터 스물스물 다시 올라오기 시작한 나의 꿈, 나는 이미 수많은 경험으로 알고 있다.

나의 꿈은 오직 나의 꿈일 뿐 그 꿈을 타인들과 즐거이 나눌 수 있는 수준의 경지의 것이 아님을!

그래서 고민하고 있었다.

솔직히 말해서 나 자신을 설득하고 있었다. 너만의 꿈을 너만의 기쁨으로 누리면 안되겠니? 하면서..

 

오늘 조덕환님의 콘서트를 간다.

그는 그의 꿈을 접고, [인사이드 르윈]식으로 말하면, 선원이 되려고 했던 르윈은 선원이 되지 못했지만,

조덕환님은 꿈을 접고 선원이 되어 30년을 보내다 돌아온 분이다.

노래에 대한 꿈을 여전히 품은 채 말이다.

점심시간에 [인사이드 르윈]을 보신 몇몇분들과 꿈의 절망스러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조덕환님의 이야기를 꺼냈더랬다.

결국 그는 긴 항해를 마치고 돌아왔고, 오늘밤 홍대 작은 클럽에서 공연을 한다고,

난 거기에 간다고,

오늘 밤 내가 그 자리에 그 분과 함께 함이 너무나 기쁘다고,

예순이 넘은 분의 꿈, 그것은 우리의 미래가 될 것이라고, 아마 희망의 증거에 가까울 것 같다는 예측도 함께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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