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이란 인간을 어떤 일이든 하게 만든다. -도스토예스키
나는 새로운 습관을 들이기로 했다.
나의 고귀함을 의식!
행복선언!
신언서판 身言書判 밸런스 맞추기!
또 말하지만 이런 습관을 들이기로 하였다. 도스토옙스키, 그가 한 말을 믿고!
동사섭(同事攝) <불교> 사섭법의 하나. 부처나 보살이 중생의 근기(根機)에 따라 몸을 나타내어 사업, 고락, 화복 따위를 함께하여 그들을 진리에 이끌어 들이는 방법을 이른다.
왜 이런 생각을....?
말하자면, 사연이 길다.
어쩌나 저쩌나 분명 길게 길게 자야하는 토요일임에도 마치 출근을 하는 날처럼 인사동에 있는 동사섭으로 갔다.
그곳에서 용타스님의 강론을 들어야 했다.
태생은 종교적이었나 반종교적 삶으로 일관하고 있는 나로서는 모든 종교인의 한마디 한마디는 거슬림이다.
그랬다.
그러나..., 마음이 움직였다. 흔들렸다.
당신의 눈이 장미꽃을 보거나 혹은 지렁이가 기어가는 것을 볼 때,
당신의 귀가 모차르트를 듣거나 혹은 유리창 깨지는 소리를 들을 때,
당신의 코가 아카시아 꽃향기를 맡거나 혹은 똥 냄새를 맡을 때ㅔ,
(.....)
등등 그러할 때 당신의 마음 공간에 무슨 사건이 일어나는가?
마음 속으로 '흔들림' 이라고 대답했고,
용타스님은 '느낌'이라고 말씀하셨다.
흔들림-느낌
물론 (느낌)이 이라는 사건이 일어날 것이다. 이 (느낌)이라는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당신은 사람이 나닐 것이다 이 (느낌)을 좋게 하자는 것이 인생이다. 이 (느낌)이 나쁜 것을 불행이라고 하고, 이 (느낌)이 좋은 것을 행복이라고 한다. (느낌)을 생명의 첫소리라 한다. 모든 인생과 모든 인류의 역사는 오직 (느낌)에로 회귀되고 수렴된다. 모든 감각 인지과정, 곧 안이비서신의(眼耳鼻舌身意)와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이 마주칠 때 필히 이 (느낌)이 상응한다. 이 (느낌)에 개어나는 자는 사람이요, 깨어나지 못한 자는 목석이요 돌멩이다. 당신의 가족이 이 생명의 첫소리에 유념하지 못하는 삶을 산다면, 아니 당신 스스로가 이 생명의 첫소리에 유념하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다면, 아, 그것은 진정 비극이다.
이렇게 강론은 이어졌는데, 엉망진창이었던 머리속이 좀 가라앉는 듯 했다.
엉망진창인 이유가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는 이 (느낌)을 져버리고 살아서라는 생각이 그 자리에서 들었다.
사실 잘 생각해보면 지난해는 최악이었다. 여러모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모두 모두 최악이었다.
그토록 최악인지 몰라는데 해를 바꾸고서야 최악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귀같은 내가 나를 지배한 한 해였다.
토요일 아침 강제적으로 가야했던 동사섭이었는데,
어쩌면 그 강제는 내가 스스로 만들었다고 할 수도 있는 강제였는데,
종일 티비를 보았을 시간이니 가자. 그냥 가자 했었다.
2014년 새해니까.. 혹시 모른다... 첫 해 뵙는 가장 고귀하신 분에서 어쩌면 화두를 얻을 지도 모른다 생각했다.
굉장히 적극적으로 스님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나를 발견.
피부막에서 가시들이 솟는 느낌, 이 느낌은 용타스님의 말에서가 아니라 마치 마음이 언제 그 곳에 숨어있다가 불쑥 나타나 나를 놀래키는 느낌, 참 오랜만의 느낌.
그정도? 하다가
아마 마른 나무에 물을 주듯 내가 그렇게 말라있었던 뿐일거야. 하고 습관처럼 이론을 붙인다.
재수없게!
그럼 어때.. 순하게 그대로 받아들이자
내게 오는 것들을,
그것들로 안을 채우다보면, 무엇으로든 가득해서 아귀처럼 무엇이나 먹어버리지 않는 사람이 될 지도 몰라.
그런 생각도 하고...
새해다!
그리고 첫 포스팅이다.
나는 스님의 말씀처럼 행복을 선언하고자 한다.
내 결론은 이랬다.
내가 행복하다고 느끼지 않는 것은 내 몸의 현재에 모든 것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 마음도 개입되었다면, 그 마음이 꿈꾸는 것이 여전히 있었다면, 나는 그렇게 자신있게 행복하다고 말하지 않아도 되었을런지도 모른다.
나는 감히 행복하고 싶다고, 선언하고,
내 스스로의 고귀함을 불러내어 세상 어떤 것과도 걸리지 않게 하리라.
속이 상할 때마다 이건 내게 온 느낌이며, 내가 변할 유일한 찬스라고 생각하리라.
내게 바른 것만 하게 하리라.
내게 좋은 것만 하게 하리라.
각성이다.
참 좋은 날이었다.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참 좋은 시간을 보냈다.
심지어 절대.. 싫어하는, 아는 이 한 사람도 없는 그 곳에서 '담아내기' 자리라는 뒤풀이에도 참석했었다.
그곳에서도 내 마음이라는 것이 시도때도 없이 출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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