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가회동 회사에서 종로3가를 거쳐 광화문까지 걸었다.
어둑하다고 볼 수 없었던 길임에도,
빛이 확연하다.
내가 아는 한 빛이 모양을 띨 때는 어둠이 있을 때였다.
빛 줄기, 빛 무늬, 빛 색깔... 모두 어둠이 깔렸을 때였다.
그것이 참 희한하다.
어떻게 모든 것이 다 그럴까?
길을 잃고서야 온전히 길이 보이고,
꽃이 지고서야 꽃자리가 보이고,
눈이 아프고서야 내가 눈으로 뭔가를 보고 있었음을 알게 되고,
삶을 어지럽고서야 사는구나 하고 느끼게 되니 말이다.
그래서 어른들은 다 보인다. 그랬나보다.
삶은 어느 자리의 반대편에 눈이 붙어있나보지.
추운 날씨가 계속 이어진다.
급기야 오늘 아침에는 결단을 내렸다.
얼마전 정리해서 넣어두었던 겨울 스웨터를 다시 꺼냈다.
그래서 봄. 봄. 봄. 하는 소리를 입에 달고 있다.
봄인데 왜 이래!
이게 뭐가 봄이야!
봄은 내 입에서 이미 봄이다.
정말 모든 것이 다 그렇다. 신기하게도!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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